전병헌 바짝 조여가는 검찰, 소환 저울질…“직접조사 불가피”

전병헌 바짝 조여가는 검찰, 소환 저울질…“직접조사 불가피”

입력 2017-11-15 14:50
수정 2017-11-1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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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홈쇼핑 뇌물·법인카드 유용 이어 제3의 인물 ‘공짜 급여’ 의혹까지

검찰이 한국e스포츠협회의 자금 유용 의혹 수사와 관련해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직접 불러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처음 공개적으로 밝혔다.

옛 보좌진 등 주변 인사들의 불법행위를 찾아내던 검찰의 수사 칼끝이 본격적으로 전 수석으로 향하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15일 기자들과 만나 “e스포츠협회 후원금 제공 과정과 운영 과정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수사) 진전 상황을 감안할 때 당시 회장, 명예회장이던 전병헌 수석 직접조사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정도 수사 상황이 됐는데 (전 수석이)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겸연쩍은 일”이라며 “(구체적인 소환 시기는)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전 수석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이던 윤모씨와 김모씨, 폭력조직원 출신 브로커 배모씨를 구속했다.

이 가운데 윤씨는 방송 재승인 과정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제기하지 않는 대가로 2015년 7월 롯데홈쇼핑이 전 수석이 명예회장으로 있는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원을 대회 협찬비로 내게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 등을 받는다.

윤씨 등 3명은 이렇게 받은 돈 3억원 가운데 1억1천만원을 허위 용역 계약 등을 맺는 수법으로 빼돌려 나눠 가진 혐의(횡령 등)도 있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일개 비서관 신분이던 윤씨만을 바라보고 주력 사업과 거리가 먼 게임 관련 협회에 거액을 출연했을 가능성이 작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윤씨의 범행 과정에 전 수석의 역할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벌여 왔다.

검찰은 강 전 대표 등 롯데홈쇼핑 관계자들로부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이던 전 의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윤 전 비서관의 요구에 응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e스포츠협회에 아무런 직함을 갖지 않은 윤씨가 협회 명의 법인카드를 받아 유흥비 등으로 1억원 가까운 금액을 쓴 사실을 파악했다.

이런 사실은 협회가 전 수석 주변 인물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대표적 정황으로 여겨져 검찰이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검찰은 현재 회장 대행 자격으로 협회 운영을 총괄하는 조모 사무국장을 긴급체포해 1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씨는 윤씨 등이 협회로 들어온 롯데홈쇼핑 협찬금 가운데 1억1천만원을 허위계약 형태로 자금세탁을 해 빼돌리고 윤씨가 협회 법인카드를 자유롭게 쓰도록 도운 혐의를 받는다.

이 밖에도 조씨는 전 수석과 가까운 제3의 인물들에게 ‘공짜 급여’를 챙겨준 혐의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씨의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보강 조사를 거쳐 이르면 금주 주말이나 내주 초반 전 수석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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