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천314일 만의 장례식…유족·조문객 울음바다
세월호 미수습자 양승진 교사, 남현철 군, 박영인 군의 발인이 엄수된 20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에서 고인의 유가족이 영정을 들고 학교를 마지막으로 둘러보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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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미수습자 9명 중 3년여간의 수색에도 끝내 유해를 찾지 못한 단원고 양승진 교사, 남현철·박영인 군의 발인식이 20일 오전 6시 경기도 안산시 제일장례식장에서 열렸다.
동료·친구들과 함께 수학여행을 떠났던 스승과 제자들은 유골 조각이라도 찾고 싶은 가족들의 바람에 끝내 응답하지 못했다.
유해가 담기지 못한 관은 선체 수색과정에서 발견된 가방과 옷 등 유품들로 대신 채워졌다.
양승진 교사는 수색과정에서 유품이 발견되지 않아 생전에 학교에서 쓰던 물품과 옷가지, 고인에게 보내는 가족들의 편지 등이 관에 담겼다.
발인식에는 존경받는 교사이자 다정한 친구들이었던 고인들의 제자들과 동료, 친구들이 참석해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등 교육계 인사들과 4·16 가족협의회도 이른 새벽부터 나와 유가족들의 곁을 지켰다.
발인은 양승진 교사, 박영인 군, 남현철 군 순으로 진행됐다.
부축을 받으며 영정을 따라 운구 차량으로 간 양승진 교사의 아내는 관이 차량에 실리는 내내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그는 “못 찾아줘서 미안해 여보. 엄청 좋은 데 보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해. 이렇게 시신도 못 찾고 장례 치러서 정말 미안해”라며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했다.
딸의 부축을 받으며 겨우 일어난 양 교사의 아내는 “내가 당신 찾으려고 얼마나 그렇게 헤맸는데…”라며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발인 전 청심환을 먹으며 마음을 추스르던 박영인 군의 가족들은 영정을 보며 어깨만 들썩이며 눈물을 삼키다 운구 차량 문이 닫히자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남현철 군의 부모는 기력이 다한 듯 지친 표정으로 손을 잡고 서로를 부축하며 아들의 마지막 길을 지켜봤다.
영인·현철 군의 어머니들은 관이 운구 차량에 실리는 모습을 차마 못 보겠는 듯 눈을 질끈 감고 트렁크가 닫힐 때까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어 장례행렬은 양 교사의 직장이자 영인·현철 군의 모교인 단원고등학교로 이동했다.
영정은 생전의 자취가 남은 학교 교무실과 두 학생이 공부하던 2학년 6반 교실을 천천히 둘러봤다.
양 교사의 아내는 교무실에서 “단원고로 전근 가고 당신이 얼마나 좋아했는데… 아이들이 다 착하다고 그렇게 흐뭇해하던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가”라며 오열했다.
양 교사의 어머니도 “엄마 가슴에 피가 내린다 승진아. 사랑하는 내 아들아 천국에서는 아프지 말고 잘 있어”라며 영정을 부여잡고 주저앉았다.
미수습자들의 운구 행렬은 안산시청을 거쳐 수원 연화장으로 이동한다.
이들은 유품을 담은 관을 대신 화장한 뒤 다른 세월호 희생자들이 있는 평택 서호공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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