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협회 통해 롯데홈쇼핑 3억여원 수뢰 혐의…협회 사유화 의혹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여권 고위 관계자가 부패 혐의로 검찰 포토라인에 선 것은 처음이다.
전 전 수석은 20일 오전 9시 57분께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출석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전 전 수석은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말씀드리지만 저는 그 어떤 불법에도 관여한 바가 없다. 검찰에서 저에 대한 의문과 오해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의원 시절 두 전직 비서들의 일탈에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무엇보다도 청와대에 많은 누가 된 것 같아서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전 전 수석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소속 국회의원이던 2015년 7월 롯데홈쇼핑에 압력을 넣어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3천만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를 받는다.
당시 의원실 비서관이던 윤모씨 등과 공모해 이 후원금 중 1억1천만원을 허위 용역계약 등을 맺는 수법으로 빼돌려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도 있다.
윤씨는 롯데홈쇼핑 측에 재승인 과정에서의 하자를 공개적으로 제기하지 않는 대가로 전 전 수석이 명예회장을 맡은 e스포츠협회에 대회 협찬비 등을 내도록 한 혐의로 앞서 구속됐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본업과 거리가 먼 게임 관련 협회에 거액을 출연하는 과정에서 미방위원이던 전 전 수석의 적극적 역할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한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이 회장, 명예회장 등을 맡은 e스포츠협회를 사유화해 협회 자금을 임의로 사용한 의혹도 살펴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협회 사무국장 조모씨는 윤씨 등에게 1억1천만원을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내주고, 전 전 수석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와 인턴 등에게 허위 급여를 지급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또 검찰은 전 전 수석의 가족이 롯데홈쇼핑의 로비용 기프트카드를 사용한 정황도 포착했다.
이 밖에도 검찰은 롯데홈쇼핑 외의 일부 홈쇼핑 업체나 이동통신사들도 협회에 거액을 후원한 것으로 파악하고 협회 자금 유용 과정에서 전 전 수석의 구체적 역할이 있었는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전 전 수석은 이와 같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 이날 조사에서 검찰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검찰은 그간 수집한 증거 자료와 전 전 수석의 이날 진술 내용 등을 분석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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