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충격, 구직자도 사업주도 힘겨워…고용복지센터 문전성시

코로나 충격, 구직자도 사업주도 힘겨워…고용복지센터 문전성시

강경민 기자
입력 2020-03-16 17:16
수정 2020-03-1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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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급여·고용유지지원금 신청자 ‘밀물’…코로나19가 덮친 서민경제 “평소보다 20∼30% 방문객 늘어”…대기자 호출 안내음 쉼 없이 울려납품업자 “감원 없이 버텨보려 하지만…상황 길어지면 문 닫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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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급여 신청하러 온 구직자들
실업급여 신청하러 온 구직자들 16일 대구 수성구 대구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실업급여 신청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2020.3.16 연합뉴스
“회사는 사정이 안 좋다고만 설명했어요. 아무래도 코로나19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대구 수성구에 있는 고용복지플러스센터.

2년간 다닌 직장을 잃은 박모(47·여)씨는 16일 실업급여를 신청하고자 이곳을 찾았다.

건축자재 생산 업체에서 사무직으로 일한 박씨는 최근 ‘함께 일하기가 어렵게 됐다’는 통보를 받고 다시 구직의 길에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대구를 덮친 지 어느덧 한 달.

좀체 활기가 돌지 않는 도시에서 언제 다시 일자리를 구할지 몰라 박씨는 급한 대로 생계 불안을 해결하고자 실업급여를 신청하기로 했다.

대구 수성구와 중구에 주소를 둔 구직자에게 취업과 고용안정 등을 지원하는 이곳 센터에는 이날 평소보다 많은 민원인이 찾아왔다.

센터 관계자는 “정확한 집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이달 들어 방문객 수가 어림잡아 평소보다 20∼30% 늘어난 듯하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감염병 확산을 막고자 사람들과 접촉을 피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곳만은 예외인 듯 실업급여 신청 업무를 처리하는 2층 창구에서 다음 대기자를 호출하는 안내음이 쉼 없이 울려 퍼졌다.

같은 건물 7층에서는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고자 찾아오는 사업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에 빠진 사업주들도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이들과 사정은 매한가지였다.

실업급여와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려는 민원인 방문이 급증하자 센터는 5층 회의실에서 설명회를 열어 절차가 낯선 이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일괄적으로 안내했다.

설명회는 오전 2회, 오후 4회 등 하루 6차례로 나눠 인파가 몰리지 않도록 했다.

병원에 의료소모품을 납품하는 김모(52)씨는 휴업과 폐업의 갈림길에서 고용복지플러스센터 문을 두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달부터 매출이 전년도보다 80% 정도 줄었다”며 “병원 업무가 코로나19 대응에 집중되면서 우리가 납품하는 물건이 지금 갈 곳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먹고살기 힘든 사정은 직원도 마찬가지”라며 “감원 없이 유급휴직으로 고용을 유지하기로 했으나 지금 상황이 길어지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대구시는 정부의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따라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에게 임대료 등 긴급 생존자금을 제공하는 종합지원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연 매출이 3억원에 미치지 못한 대구지역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약 18만명으로 추산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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