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진료, 아들은 방역… 코로나에 맞선 대구 父子

아버지는 진료, 아들은 방역… 코로나에 맞선 대구 父子

한찬규 기자
입력 2020-03-23 22:42
수정 2020-03-24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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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사투 벌이는 대구 가족들

김신우 경북대병원 교수·김주현 상병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해 함께 극복을”

일란성 쌍둥이 김형준 상병·김형진 일병
“국가와 국민 지키는 일… 최선 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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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상병과 아버지 김신우 교수. 육군제2작전사령부 제공
김주현 상병과 아버지 김신우 교수.
육군제2작전사령부 제공
대구를 초토화시킨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가족들이 앞장서 화제가 되고 있다.

김신우(56)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김주현(22)씨 부자는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대구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곳이다. 23일 0시 기준으로 국내 확진환자 8961명 가운데 6411명이 대구에서 발생했다. 이런 곳에서 김 교수는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면서 대구시의 감염관리를 총괄 지휘하는 대구시 감염병 관리지원단장도 맡고 있다. 시의 환자 관리와 감염병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정책 조언도 하고 있다. 매일 대구시의 브리핑에 나와 환자의 상태를 설명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주현씨는 대구 대봉동대 소속 상근 예비역 상병으로 학교와 도로 등을 소독하고 있다. 역할은 다르지만 부자가 대구시와 병원, 군에서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 교수는 위험에 노출되는 감염내과 특성 때문에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그는 지난달 18일 진료한 환자 중에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나와 다음날부터 2주간 가족 모두가 격리됐다. 다행히 건강하게 일상에 복귀할 수 있었다. 이들은 복귀 뒤 곧바로 자신들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달려갔다.

김 교수는 이날 “환자들이 잘 치료받아 건강히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의료인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면서 “어려운 시기지만 예방수칙 준수와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 코로나19를 함께 극복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현씨는 “요즘은 아버지 얼굴 보기가 힘들다”면서 “저도 시민들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코로나19 극복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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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왼쪽) 상병과 김형진 일병. 육군제2작전사령부 제공
김형준(왼쪽) 상병과 김형진 일병.
육군제2작전사령부 제공
일란성 쌍둥이 상근예비역인 김형준(22) 상병과 형진(22) 일병도 지난 4일부터 선별진료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은 대구시 질병관리본부가 운영하는 대구스타디움 선별진료소에서 검사예약 안내와 주차, 교통통제 등을 지원하고 있다. 대구에서 태어나 초·중·고·대학도 모두 이곳에서 다닌 형제는 어려움에 처한 고향지킴이를 자처했다. 이들은 매일 8시간 동안 방호복을 입고 움직이는 게 무엇보다 힘들다고 했다.

김 상병은 ”둘이 외모가 많이 닮아 평소에도 구분하기를 어려워하는데, 방호복을 입고 있으니 더욱 힘들어한다”며 “그래도 쌍둥이라 그런지 마음이 잘 통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수 있어 지원업무를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 일병은 “국가와 국민을 지켜야 하는 군인으로서 당연한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둘이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2020-03-24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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