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공문서 작성 혐의 넣기로
박희영·최성범 영장 늦어질 듯
유가족 “부실 셀프수사에 참담”
이임재(가운데) 전 용산경찰서장이 5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시 부실·늦장 대응 의혹을 받고 있다.
홍윤기 기자
홍윤기 기자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보완하고 업무상 과실치사상 법리에 대한 논리 구성을 보다 세밀하게 가다듬는 등 보강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최대한 신속히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수본은 그동안 경찰을 비롯해 각 기관의 안전대책 수립, 사전·사후 조치 전반에 대한 사실관계를 뒷받침할 진술과 증거를 폭넓게 확보했다고 보고 있다. 특수본은 보강 수사를 통해 이 전 서장에게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를 추가로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서울경찰청 상황보고서에는 “경찰서장(이 전 서장)이 오후 10시 20분 현장에 도착해 운집된 인파 분산을 위해 녹사평역~제일기획 도로상 차량 통제와 안전사고 예방을 지시했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실제 이 전 서장이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이보다 45분이나 늦은 시간으로 조사됐다. 특수본은 이 전 서장이 보고서를 직접 작성하지 않았지만 보고서 내용을 검토한 것으로 확인되면 혐의를 추가로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수본은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최성범 용산소방서장도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이 전 서장과 같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 만큼 보강 수사 등을 거쳐야 해 영장 신청 시점은 당초 예정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참사 당일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한 류미진 총경(직무유기 혐의)도 이날 소환돼 세 번째 조사를 받았다.
유가족 협의회 준비모임은 이날 ‘희생자 89명 유가족 일동’으로 성명을 내고 이 전 서장과 송 전 실장의 영장 기각 결정과 관련해 “경찰 내에 증거인멸 정황이 공공연하게 확인된 상황에서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법원)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특수본이 부실한 ‘셀프 수사’가 아니라 ‘성역 없는 수사’를 진행할 의지가 있다면 조속하게 영장을 재신청해 신병을 확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2-12-0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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