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기 온라인 강의 재탕 보는 듯… 대학생 96% “등록금 환불하라”

1학기 온라인 강의 재탕 보는 듯… 대학생 96% “등록금 환불하라”

입력 2020-10-05 21:08
수정 2020-10-06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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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넷 대학생 4716명 대상 조사

4년제 사립대 연간 등록금 720만원인데
피드백 없고 접속 끊기는 등 불편 여전
71% “2학기까지 강의 질 저하 불만족”
“대학, 온라인 강의 예산 절반수준 집행
3분의1은 상반기 등록금 반환 대책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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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의 한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이 학교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지침에 따라 1학기에 이어 2학기에도 중간고사 기간까지 모든 수업을 전면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5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의 한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이 학교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지침에 따라 1학기에 이어 2학기에도 중간고사 기간까지 모든 수업을 전면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양방향 수업은커녕 PDF 자료만 떡 올려서 수업을 대체합니다. 교수님 얼굴은 본 적이 없어요.”

“3학점 수업을 50분짜리 영상 하나로 때우고, 1학기 영상을 ‘재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각 대학이 2학기도 대면 수업 대신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하는 가운데 학생 10명 중 7명은 이 같은 교육에 불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권이 침해됐다며 등록금을 환불하라는 요구 역시 끊이지 않는다.

5일 전국 31개 대학 총학생회로 구성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에 따르면 대학생 71.4%가 코로나19 상황에서 대학 교육에 ‘매우 불만족’ 또는 ‘불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대넷이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4일까지 대학생 47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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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1학기에 비해 2학기 수업의 질은 나아지지 않았다고 봤다.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학교의 하반기 학사제도(수업 진행, 성적 평가 방식, 수강신청 등) 대책이 잘 마련됐냐는 질문에는 42.2%가 불만족, 14.6%가 매우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사상 초유의 사태에 1학기에는 제대로 대응할 수 없었다고 해도, 2학기까지 강의의 질이 떨어진다는 데 학생들의 불만이 컸다. 대학가에 따르면 한 학기 내내 온라인 강의조차 없이 자료를 올리고 에세이만 쓰게 한 사례, 소음 등이 심해 강의 듣는 데 어려움을 겪은 사례, 전공 교수조차 제대로 피드백을 주지 않은 사례 등은 학교마다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다. 1학기 수업 영상을 ‘재활용’하거나, 사이트 접속이 반복해서 끊기는 등의 경우가 줄을 잇는다.

이에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학교 시설을 이용하지 않고, 온라인으로만 수업하는 만큼 등록금을 재책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 하반기와 내년 등록금 재책정(인하)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학생은 각각 95.9%, 84.7%였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의 2020년 대학·계열별 등록금 분석 자료에 따르면 4년제 사립대 158곳(분교 5곳 포함)의 올해 연간 등록금은 평균 717만 6000원이었다.

전대넷은 “1학기부터 각 대학 총학생회 등이 교육의 질을 높이고, 등록금 반환을 요구했지만 대학과 교육 당국의 해결 의지는 지금까지도 찾아볼 수 없다”며 “대학은 온라인 강의 관련 예산을 절반 수준으로만 집행했고, 아직도 대학의 3분의1은 상반기 등록금 반환에 대한 대책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국 대학과 교육부는 하반기 대학가 대책을 즉각 마련하고, 2020년 하반기, 2021년 상반기 등록금을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2020-10-0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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