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몰래 바꾸는 ‘유령 수술’, 삼성서울병원에서도 이뤄져

의사 몰래 바꾸는 ‘유령 수술’, 삼성서울병원에서도 이뤄져

장은석 기자
입력 2016-07-23 14:44
수정 2016-07-2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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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의사가 아닌 다른 의사가 환자 몰래 수술을 집도하는 일명 ‘유령수술’이 삼성서울병원에서도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대리수술은 의료계 안팎으로 문제가 돼 온 사안 중 하나다.

지난해 12월 대한성형외과의사회가 A 성형외과 실태를 폭로하면서 대리수술의 근본적인 척결을 위한 제도적·법률적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주로 서울 강남지역에 있는 일부 대형 성형외과에서 행해지는 것으로 알려진 대리수술이 삼성서울병원에서도 벌어진 사실이 확인됐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13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산부인과 김 모 교수에게 무기정직 처분을 내렸다.

산부인과 진료 분야에서 꽤 명성이 높은 김 모 교수가 해외학회 참석 등을 이유로 자신이 담당한 수술을 다른 후배 의사에게 맡긴 정황이 병원 내 내부고발자에 의해 폭로됐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자신이 아닌 다른 의사가 수술한다는 사실을 환자와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김 모 교수는 이번 달 8일 난소암 수술을 비롯해 총 3건의 수술을 하기로 계획돼 있었으나, 수술 당일 일본에서 열린 학술대회 참석을 위해 출국한 상태였다.

사실관계가 확인되자 권오정 삼성서울병원 원장과 김 모 교수는 환자와 보호자를 직접 찾아 사과하고 진료비와 특진비 전액 환불 조치했다.

현재 김 모 교수는 무기정직 처분을 받고 외래진료 및 수술에서 모두 손을 놓은 상태다. 삼성서울병원 인사위원회에서는 추가 징계조치를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서 감염관리 허점을 드러낸 삼성서울병원에서 대리수술까지 벌어진 사실이 외부로 알려짐에 따라 이 병원 이미지는 또다시 타격을 받게 될 전망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논란이 되기 전부터 병원 자체적으로 인사위원회를 열고 적극적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해당 의료진에게 징계조치를 내렸다”고 해명했다.

이어 “권오정 원장이 직접 사과에 나서면서 현재 환자 및 보호자와는 더는 병원 측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진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정 교수 개인의 부도덕성으로 이와 같은 사태가 발생했지만, 병원에서는 도의적인 차원에서 최대한 환자와 보호자에게 잘못을 구했다”고 밝혔다.

대리수술의 경우 의료계 내부적으로도 “환자와의 약속을 의료진이 스스로 어긴다는 측면에서 의사 윤리 및 도덕성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는 의견이 새어 나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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