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보·혁 이분법 매몰 경계… 국민 눈물 닦아드릴 의무 있다”

“헌재, 보·혁 이분법 매몰 경계… 국민 눈물 닦아드릴 의무 있다”

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입력 2017-11-27 23:08
수정 2017-11-2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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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성 소장 취임식서 강조

이진성(61·사법연수원 10기) 헌법재판소장이 “헌재는 보수와 진보의 이분법에 매몰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며 헌재의 균형을 강조했다. 또 김종삼 시인의 시 ‘장편(掌篇) 2’를 인용하며 헌재가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드릴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 헌재소장은 27일 헌재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한 영역에서 균형 있는 선택을 했다면 다른 영역에서도 그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우선 가장 오래된 사건을 비롯해 주요 사건의 균형 잡힌 해결에 집중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9인 완전체
9인 완전체 이진성(가운데) 신임 헌법재판소장이 27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헌법재판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헌재가 독선에 빠지는 것에 대한 경계도 당부했다. 그는 “우리가 혹시 ‘그들만의 리그’에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보아야 한다”면서 “헌재도 자신의 권한을 독점하고 있어 경쟁자가 없기 때문에 긴장감을 놓쳐 현실에 안주하거나 독선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외부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열린 헌법재판소’를 만들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이 헌재소장은 “선입견을 없애고 닫힌 마음을 열어, 그 빈자리를 새로운 사색으로 채우는 재판관, 신선한 사고로 선례와 자료를 폭넓게 수집하고 검토하는 연구관, 업무상 마주치는 불합리를 개선하려는 직원들이 모이면 속 깊은 사고와 균형 잡힌 시선으로 인간과 세상을 사랑하는 ‘열린 헌법재판소’가 탄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017-11-2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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