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시행령 수정 요구’ 위헌인가?…학계도 의견 분분

‘국회의 시행령 수정 요구’ 위헌인가?…학계도 의견 분분

입력 2022-06-13 17:42
수정 2022-06-1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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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법 개정안 놓고 위헌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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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의에 답하던 중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만 더 받겠다고 말하고 있다. 2022. 6. 13 박지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의에 답하던 중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만 더 받겠다고 말하고 있다. 2022. 6. 13 박지환 기자
국회가 정부의 시행령을 수정·변경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의 위헌성을 두고는 법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시행령이 법률을 위반했는지 여부는 사법부가 판단하도록 한 헌법 규정을 무력화하는 위헌적 조치라는 입장이 있는 반면 입법권을 쥔 국회가 시행령도 주도권을 잡는 것이 삼권분립 취지에 맞다는 설명도 나온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를 검토하고 있는 국회법 개정안은 국회 상임위원회가 시행령이 법률 취지에 위반한다고 판단하면 소관 행정기관장에게 수정을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가 법률과 배치되는 시행령을 내놔도 국회가 이를 견제할 수단이 마땅히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개정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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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 의원은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해 “너무 무난한 거 아닌가. 세 분의 장관을 모시면서 차관으로서 역할에 너무 충실했던 것 아닌가”라며 “검찰이 어떻게 돼야 할 것인가에 대해 명심하지 않고 ‘드디어 나도 총장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한다면 지나치게 큰 모자를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 의원은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해 “너무 무난한 거 아닌가. 세 분의 장관을 모시면서 차관으로서 역할에 너무 충실했던 것 아닌가”라며 “검찰이 어떻게 돼야 할 것인가에 대해 명심하지 않고 ‘드디어 나도 총장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한다면 지나치게 큰 모자를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이를 위헌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은 헌법 107조 2항을 근거로 든다. 해당 규정은 시행령의 위헌·위법 여부는 대법원이 최종 심사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에 정해진 소송 절차를 통해 사법부의 판단을 받아야지 국회에서 직접 수정·변경을 요구하는 것은 헌법 취지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3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과 관련해 대통령이 시행령 수정으로 검찰 직접 수사 범위를 넓히려는 것을 (민주당이)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면서 “다수 의석을 가진 당이 주도해 상임위에서 법률 취지에 반한다며 시행령에 대해 무조건 수정 요구를 하면 행정부로서는 대안이 없고 국정이 마비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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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
김명수 대법원장
이상경 한국헌법학회장도 “행정부가 필요한 법률을 집행하기 위해 헌법에서 독자적 권한을 부여해 놓은 것이 행정입법인데 개정안은 그런 헌법 이념과 상충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문제가 없다는 쪽에서는 해당 개정안은 행정부에 수정·변경을 강제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위헌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또한 행정입법은 국회 입법에서 파생된 것이기 때문에 입법부인 국회에 수정 요구 권한을 주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시행령을 바꾸도록 강제한다면 행정입법의 재량권이 제한되니 위헌 논란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처럼 별다른 강제성이 없으면 문제가 안 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또 “사법부는 시행령으로 인한 피해자가 나왔을 때 재판을 통해 법률을 위배했는지 판단하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수 있다”면서 “행정입법 견제도 입법권을 가진 국회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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