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퇴장시킨 주심, 결승전서 제외된 결정적 이유

벤투 퇴장시킨 주심, 결승전서 제외된 결정적 이유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2-12-18 11:47
수정 2022-12-1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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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 퇴장시키는 앤서니 테일러 주심
벤투 감독 퇴장시키는 앤서니 테일러 주심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후반 추가 시간 권경원의 슛이 상대를 맞고 나간 뒤 앤서니 테일러 주심이 코너킥을 주지 않고 경기를 종료시키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항의를 하던 중 레드카드를 받고 있다. 2022.11.29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 심판진에서 잉글랜드 출신의 앤서니 테일러 주심이 제외된 배경을 놓고 ‘정치적 고려’ 때문이라는 추측이 제기된다.

테일러 주심은 조별리그 2차전 한국과 가나전에서 한국 대표팀의 사령탑 파울루 벤투 감독을 퇴장시켰던 심판이다.

FIFA는 16일(한국시간) 프랑스와 아르헨티나 간 결승전 주심으로 폴란드 출신의 시몬 마르치니아크 주심을 배정했다. 파벨 소콜니츠키와 토마시 리스트키에비츠가 부심으로 나선다.

결승전 주심 후보는 테일러 주심을 포함해 12명이었다. 테일러 주심도 결승전에서 심판을 맡을 유력한 후보였으나 결국 제외됐다.

테일러 주심은 지난 11월 28일 한국과 가나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후반전 추가시간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코너킥 기회를 얻었음에도 이를 진행하지 않고 그대로 경기를 종료시켜 한국 대표팀의 항의를 받았다. 특히 거세게 항의하는 벤투 감독을 퇴장시키는 바람에 벤투 감독은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전에서 지휘봉을 잡지 못하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당시 테일러 주심의 판정은 자국인 잉글랜드에서도 비판을 받았다.
열렬히 응원하는 아르헨티나 축구팬들
열렬히 응원하는 아르헨티나 축구팬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결승전을 앞둔 18일 아르헨티나 축구팬들이 경기가 열리는 도하에서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2022.12.18.
EPA 연합뉴스
다만 이번 월드컵 결승전에서 테일러 주심이 제외된 것은 이러한 전력 때문이 아니라 국적에 따른 공정성 시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바로 아르헨티나가 결승에 올랐기 때문이다.

영국과 아르헨티나는 1982년 국가 간에 전쟁을 치른 역사가 있다. 바로 포클랜드 전쟁이다.

양국 간에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던 영국령 포클랜드 제도를 아르헨티나가 침공하면서 시작된 전쟁은 2개월 만에 영국의 승리로 끝났다.

이후로도 포클랜드 제도를 둘러싸고 양국 국민들의 감정의 골은 깊은 상황이다.
가나전 주심 앤서니 테일러
가나전 주심 앤서니 테일러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앤서니 테일러 주심이 가나 선제골에 대해 VAR 판독 후 득점으로 선언하고 있다. 2022.11.28
연합뉴스
게다가 영국 매체 ‘더 선’은 준결승전에서 크로아티아를 3-0으로 꺾은 뒤 아르헨티나 선수 중 몇몇이 라커룸에서 승리를 만끽하며 노래를 불렀는데, 노래 가사 중 포클랜드 전쟁에 관한 내용이 있었다고 전했다.

다른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도 “테일러 주심은 양 국가의 역사적인 사건으로 결승전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FIFA는 심판 배정에 있어 중립성을 최우선으로 보고 있으며, 만약 잉글랜드가 결승에 올라갔다면 마찬가지로 아르헨티나 심판은 제외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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