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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막 ‘2010년 CES’, 불황속 3D·컨버전스 물결

폐막 ‘2010년 CES’, 불황속 3D·컨버전스 물결

입력 2010-01-10 00:00
업데이트 2010-01-10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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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세계 멀티미디어 전자산업 판세의 가늠자 CES 2010이 나흘간의 전시 일정을 마치고 10일(현지시각) 폐막됐다.

 이번 전시회는 작년에 비하면 활발한 모습이었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 세계 메이저 전자업체들이 전시장 부스를 줄이거나 ‘현상유지’에 그치는 등 아직 불황의 그늘을 완전히 떨치지는 못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서도 멀티미디어 산업의 새로운 기조는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TV를 중심으로 한 주변기기들의 3D화,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의 경계 허물기,전자제품의 스마트화 등이 그것이다.

 

 ◇키워드는 ‘아바타’···‘3D 전쟁의 시작’

 CES는 가전제품에서 PC 등 정보기술(IT) 기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품목이 공개되지만 이번 전시회의 총아는 단연 TV였다.

 방송의 디지털화라는 물결과 함께 다양한 고급 기술들이 TV에 적용되면서 이제 TV는 더 이상 ‘바보상자’가 아니라 쌍방향 소통을 주도하는 ‘스마트 상자’로 확실히 변모하고 있다.

 우선 디스플레이 기능면에서는 과거 아이맥스 영화관에서나 봄직했던 3D를 안방에 구현함으로써 새로운 이윤을 창출하려는 전자업체들의 행보가 두드러졌다.

 각사 최고경영자(CEO)부터 전시장의 실무자들에 이르기까지 “영화 ‘아바타’를 봤느냐”는 말을 그야말로 ‘입버릇’처럼 반복했고 파나소닉은 현장에서 ‘아바타’를 자사 3D TV를 통해 보여주기도 했다.

 ‘아바타’가 3D 콘텐츠 양산의 신호탄을 쏘면서 3D TV시장의 도래를 2∼3년은 앞당겼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그간 3D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이던 삼성전자가 지난해 히트상품 LED TV에 3D를 결합한 ‘비장의 무기’ 3D LED TV를 전격 공개해 눈길을 끌었고 프레스 콘퍼런스 첫 타자로 등장한 LG전자는 최고 기술책임자(CTO)가 나서 “올해가 3D의 원년”임을 선포하고 나섰다.

 일본 파나소닉은 PDP로 3D TV를 내놨고 소니는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이 직접 나서 “3D TV 전 밸류체인(가치사슬)에서 전문성을 가진 곳은 소니뿐”이라며 삼성과 LG에 밀린 TV시장에서 ‘고토회복’을 다짐했다.

 나아가 업체들은 3D를 TV에 그치지 않고 블루레이,홈씨어터 등의 주변 장비로까지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하려 하고 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TV와 주변기기까지 일체형 판매를 확대해 경쟁업체들의 진입을 원천 봉쇄하겠다”고 기염을 토했고 LG전자 측은 “주변기기까지 일체형을 구입할지 여부는 소비자들이 기술을 보고 선택하는 것”이라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그야말로 한국과 일본업체간 3D 전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전자업체,‘콘텐츠.SW를 찾아라’

 융합(컨버전스)이 멀티미디어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뚜렷해진 경향 가운데 하나는 디바이스(기기)와 콘텐츠 업체간 결합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과거 3D TV가 개발됐음에도 이제 사업화가 된 것은 3D TV에 올릴 콘텐츠가 부족했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이런 점에서 게임에서 영화까지 자체 콘텐츠 생산능력을 갖춘 소니는 분명히 우위에 있다.

 삼성전자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메이저 영화업체인 카젠버그의 드림웍스와 손을 잡았고 LG전자는 국내에서 방송사인 스카이라이프와 제휴했다.

 LG는 또 TV의 쌍방향 멀티미디어화를 위해 세계 최대 인터넷 전화업체 스카이프와 제휴해 TV에 인터넷 전화를 구동하는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스마트’, ‘슬림’의 물결

 과거 전자업체들은 각종 ‘똑똑한’(스마트) 기능을 PC를 통해 선보이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 모든 제품에 ‘스마트’가 대세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스마트 TV,스마트폰 등 ‘스마트 전쟁’”이라고 상황을 묘사했다.

 기존 노트북PC보다 이동성을 편하게 한 ‘넷북’이 쏟아져나온 지 2∼3년에 불과하지만 벌써 넷북보다 작으면서 항상 인터넷에 연결돼있는 ‘스마트북’이 이번 CES에서 공개되기 시작했고 노트북과 스마트폰의 중간존재로 볼 수 있는 태블릿 PC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폴 오텔리니 인텔 사장은 자사의 칩을 탑재한 LG전자의 새 스마트폰을 들고 기조연설에 나서 스마트폰 기싸움에 불을 놨다.

 기기들의 기능뿐 아니라 업체들간 ‘디자인 싸움’도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TV는 이제 가전제품이 아니라 가구나 예술품의 경지를 추구하고 있다.

 ‘TV테두리(베젤)을 없애겠다’고 선포한 LG전자가 테두리를 8.5mm까지 줄인 프리미엄 TV 상품군 ‘인피니아’를 론칭했고 소니는 LG를 뒤따라 베젤과 화면의 구분을 없애는 형태의 제품군을 쏟아내면서 이를 ‘모노리틱(일체형) 디자인’이라고 명명했다.

 LG는 또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6.9mm 두께의 초슬림 TV를 내놨고 삼성전자는 TV 두께를 놓고 “더 이상 ‘핑거슬림’(손가락 굵기)이 아니라 ‘펜슬슬림’(연필 굵기)”임을 강조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TV본체와 스탠드를 연결하는 부분을 투명하게 만들어 마치 TV가 공중에 떠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 디자인을 선보이더니 소니는 더욱 얇아진 TV를 틀에 끼워 세우는 형태(슬롯방식)를 만들었다.

 

 ◇커지는 중국의 힘···전시장 구조서도 나타나

 중국이 전자업계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려는 모습도 이번 CES에서 분명해진 현상이었다.

 지난해 비(非)메이저 업체들이 주로 전시하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사우스홀에 대부분 자리잡았던 중국업체들은 올해는 대거 센트럴홀로 진출했다.

 또 삼성을 제외한 대부분 업체들이 전시장을 줄이거나 현상유지했지만 전시장 면적을 키우고 위치도 ‘노른자위’를 대거 차지했다.

 특히 센트럴홀 중앙에 자리잡은 삼성전자의 사방을 하이얼과 하이센스,TCL 등 중국업체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대거 부상한 중국업체들이 전자산업의 리더로 떠오른 한국을 무섭게 추격하며 포위하고 있는 업계의 사정을 전시장 배치구도가 그대로 반영한 셈이다.

 하이센스의 저우허우지안 하이센스 회장은 오텔리니 인텔 사장 등 전자업계의 최고위 인사들과 함께 기조연설을 맡아 이래저래 멀티미디어 전자업계에서 중국의 급격한 부상을 확인해주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업체들이 기본 라인업은 많이 따라왔고 격차도 좁혀졌다”면서도 “LED나 3D처럼 새 시장을 창출하는 능력이나 디자인,저전력과 환경 등 새로운 기조에서는 여전히 상당한 격차가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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