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설연휴에 직장인들 ‘휴가 눈치싸움’

짧은 설연휴에 직장인들 ‘휴가 눈치싸움’

입력 2010-02-10 00:00
업데이트 2010-02-1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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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사 5년차 회사원 윤모(32.여) 씨는 지난달 말 부서장에게 조심스레 휴가계를 제출했다.

 설을 맞아 고향에 내려가려 했지만,연휴가 3일에 불과하다 보니 계획을 짜기가 어려워 연휴에 이어 16일 하루를 더 쉬기로 한 것이다.

 윤 씨는 10일 ”동료 중 연휴 전날이나 다음날 휴가를 쓰려는 사람이 많은 것 같더라.휴가계를 늦게 내면 겹치는 사람이 많아져 휴가를 가지 말라고 할까 봐 일찌감치 제출했다“고 말했다.

 유난히 짧은 설 연휴 탓에 휴일을 하루라도 늘리려는 직장인들의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중소 유통업체에서 일하는 임모(35) 씨는 ”연휴 전날 휴가를 쓰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다른 직원들 눈치가 보여 쉽게 말을 꺼내지 못했다.지난주 살짝 부서장에게 얘기를 꺼내 겨우 휴가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결 여유있게 귀향길에 오를 수 있게 됐지만,휴가를 가지 못한 동료들 생각에 마음 편히 보내지는 못할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직장인들은 휴가를 가겠다는 말도 하지 못하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철강회사에 다니는 우모(30) 씨는 ”대구와 경주를 돌면서 본가와 처가에 모두 들러야 하는데 3일은 너무 빠듯하다.아직 입사 7개월차라 휴가는 얘기도 꺼낼 수 없는 처지“라며 한숨을 쉬었다.

 식품회사에 다니는 신모(30) 씨 역시 ”회사 분위기가 도저히 휴가를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아쉬워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일부 지자체나 기업체에서는 직원들의 귀향길 사정을 고려해 휴가 사용을 권장하거나 연장 휴무를 시행해 직장인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경남 김해시 각 부서에서는 업무에 차질을 빚지 않는 범위에서 여직원들의 휴가를 적극적으로 권장했다.

 기혼 여직원들이 시댁은 물론 친정도 여유 있게 방문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설 연휴 다음날 휴가를 낸 김해시 공무원 남모(41.여) 씨는 ”부서 상사가 직접 나서 휴가를 가라고 얘기해 줘 마음이 한결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등에서는 연휴 뒤 이틀을 추가 휴일로 지정했다.

 삼성 측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설 연휴 뒤 하루만 추가 휴일로 지정했지만,이번 설 연휴는 너무 짧아 휴일을 하루 더 늘렸다“며 ”조선소 직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명절을 보내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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