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들 카드지분 인수전 후끈

이통사들 카드지분 인수전 후끈

입력 2010-02-13 00:00
업데이트 2010-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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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커머스시장 진출 겨냥

SK텔레콤에 이어 KT도 신용카드사 지분 인수에 뛰어들었다. 포화 상태인 기존 통신시장을 벗어나 최근 스마트폰 출시로 주목받는 모바일 커머스(휴대전화를 이용한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해 보겠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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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신한카드가 갖고 있는 비씨카드 지분 14.9%를 사들이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지난 4일 신한카드와 체결했다.

KT는 설 연휴 이후 3주일간 비씨카드에 대한 정밀실사를 진행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KT가 2~3개월 내 실사 작업을 마치면 가격 협상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매각 가격을 주당 15만원 내외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매입가격은 1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지분인수가 마무리되면 KT는 우리은행(27.7%), 보고펀드(24.6%)에 이어 비씨카드의 3대 주주로 올라선다.

지난 10일 SK텔레콤이 하나카드 지분 49%를 4000억원에 인수해 하나금융지주(51%)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선 데 이어 KT가 비씨카드의 3대 주주가 되면 모바일 카드 시장에서 두 거대 통신업체의 격돌이 불가피해진다.

이동통신사들이 왜 카드사 지분 인수에 뛰어드는 것일까. 장재현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동통신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통신사들이 사업 다각화를 위해 콘텐츠 사업에 뛰어들었다 실패를 맛보고 철수하던 상황에서 모바일 카드 시장을 새로운 수익 창출원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 방송통신위원회가 제4의 이동통신사를 허용하는 가상이동통신망 사업자(MVNO) 도입을 중점 업무로 발표함에 따라 통신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신규시장 선점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카드사들도 신용카드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든 상황에서 이동통신사의 고객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를테면 하나카드의 경우 2450만명(지난해 말 현재)에 이르는 SK텔레콤의 휴대전화 가입 고객을 상대로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

이에 따라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서도 ‘통신-카드’ 연합군 간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현재 1조 7000억원 정도인 국내 모바일 커머스 시장이 앞으로 3년간 연 평균 21.5%씩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현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항상 갖고 다니는 휴대전화와 카드를 합쳐서 갖고 다니는 편리함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고 시장의 잠재성을 평가했다. 모바일 카드 시장이 활성화되면 스마트폰으로 주변 맛집을 검색한 뒤 그 업체의 쿠폰북을 전송받아 돈을 낼 때 쓸 수 있다. 물건 값을 낼 때 휴대전화에 내장된 카드 중 할인율이 높은 카드가 자동으로 선택되는 등 카드와 휴대전화 간 영역 차이가 없어지는 서비스가 가능하다.

‘빅2’ 외에 LG텔레콤도 카드사와 손잡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올 1월1일 통합 LG텔레콤 출범 이후 이종산업 간 제휴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다만 SK텔레콤이나 KT처럼 지분 인수의 방식이 아닌 제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10-02-1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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