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보상 40조 사활 건 유치전

토지보상 40조 사활 건 유치전

입력 2010-02-19 00:00
업데이트 2010-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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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증권사, 특화서비스로 농협 아성에 도전

올 연말까지 전국에 풀릴 40조원 규모의 토지보상비를 놓고 금융권에 유치경쟁이 뜨겁다. 전통의 강자 농협이 최고 연 6%까지 금리를 제시하자 다른 금융회사들도 특단의 조치를 내놓겠다며 벼르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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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농협, 연 6% 금리 제시

지난 17일 농협은 토지 보상자를 위한 전용상품 ‘NH 채움 토지보상예금’을 시장에 내놓으며 전국 4300여개 지역 단위농협에 파격적인 지침을 내보냈다. “토지보상금을 맡기는 고객에게는 최대 1%포인트까지 우대금리를 제공하라.”는 것. 지역농협 1년 평균 예금금리가 연 5%대 초반인 것을 감안할 때 연 6% 금리는 대단한 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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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이 이렇게 공격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은 토지보상 시장에서 우위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다. 실제로 농협은 이 분야에서만은 독보적이다. 다른 금융기관 직원들 입에서 “농협이 보상금을 다 끌어가 못살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토지보상자의 상당수가 지역 토착민이거나 연로한 농협 조합원이어서 농협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경기 평택의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무조건 농협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어르신이 많다.”면서 “각종 서비스는 은행에서 받고 돈은 결국 농협에 넣는 일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돈 풀리지 않은 곳도 인간관계부터”

은행들은 이번만큼은 기필코 농협의 아성을 깨겠다는 각오다. 우리, 신한, 국민, 하나 은행 등은 각각 PB(프라이빗뱅킹)센터의 비법을 토지보상 시장에 접목시키고 있다. VIP 서비스에서 농협에 뒤질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우리은행은 소그룹을 구성해 지역을 공략하는 게릴라 전술을 준비 중이다. 세무사, 부동산전문가, PB 각 1명씩으로 팀을 구성해 돈이 풀린다는 정보가 있을 때마다 해당 지역에 배치하는 식이다. 지원사격은 인근이나 강남 PB센터와 강남의 AD센터 등이 맡는다.

김인응 우리은행 PB사업단 수석부부장은 “국세청에 오래 근무한 직원을 고용해 절세방안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돈이 언제 풀릴지 모르는 지역도 경쟁사보다 한발 먼저 돌며 인간관계를 쌓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도 전국 PB센터 29개 곳에 각각 전담할 지역을 배분했다. 예를 들어 서초구 우면지구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양재PB센터, 잠실롯데PB센터 등이 나눠 맡는 식이다.

증권사들도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들은 우선 은행보다 수익을 크게 불릴 수 있다는 장점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대우증권은 다음달 인천 검단에 영업소 개점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본사 상품기획부 PB 부서에 토지보상금만 전담하는 직원을 배치했다. 삼성증권도 경기 평택과 검단 2곳에 토지보상금 유치를 위한 출장소를 운영 중이다. 우리투자증권도 현재 운영 중인 2곳의 영업소 외에 이달 말 김포 당하, 부산 동래지구에 영업소를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증권사들 사이에서는 생각만큼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갑자기 목돈이 생긴 사람일수록 공격적 투자보다는 익숙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면서 “부산하게 움직인 것만큼 효과가 크지 않아 고민”이라고 귀띔했다.

유영규 김민희 정서린기자 whoami@seoul.co.kr
2010-02-1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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