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등 462개사 주총의 날

삼성·LG 등 462개사 주총의 날

입력 2010-03-20 00:00
수정 2010-03-20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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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상 최악의 글로벌 경기침체는 되레 우리 기업들에 기회가 됐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경영난에 시달린 것과 달리 국내 기업들은 선제적인 투자와 낮은 원화 가치 등에 힘입어 세계 시장점유율을 늘리며 최대 실적을 올렸다. 삼성과 LG, 한진 등 주요 그룹들은 19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영토를 더 넓히고 미래 먹을거리 사업을 적극 발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만 12월 결산법인 총 462개사들이 일제히 주총을 열고 각종 현안을 통과시켰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두자릿수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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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삼성전자, 공격 앞으로’

지난해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매출 100조원-영업이익 10조원’ 클럽에 가입한 삼성전자는 19일 주주총회에서 글로벌 1위 정보기술(IT) 업체로 등극한 자신감을 한껏 드러냈다. 올해 매출은 작년 대비 두자릿수 이상 늘리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최지성 사장은 “올해 매출은 원가 경쟁력과 시장 지배력 강화로 작년 대비 두자릿수 성장을, 영업이익은 2009년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실적 ‘가이드라인’으로 매출 15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을 상정한 셈이다. 최 사장은 투자와 관련해 “미래 성장엔진 확보에 집중해 2009년 대비 확대할 계획”이라면서도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와 LCD 분야에 대해 각각 5조 5000억원, 3조원의 투자 계획을 세워놓고 있지만 이들 분야에 대한 투자 규모를 조절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이어 건강과 환경, 에너지 등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기술선점에도 주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과 이인호 신한은행 고문의 사외이사 선임과 함께 7명의 이사진에 대한 총 520억원의 보수한도 승인이 이뤄졌다. 현금 배당 규모는 지난해 주당 5000원에서 올해 7500원으로 인상됐다. 또 지난해 사내이사 보수로 430억원 집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 “재도약의 원년”

‘LG전자, 비상의 갈림길에서 고삐를 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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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용 LG전자 부회장
남용 LG전자 부회장
삼성전자의 맞수인 LG전자 역시 이날 주총을 개최했다. 그러나 라이벌 삼성에 조금씩 뒤처지고 있는 분위기를 의식한 듯 글로벌 경쟁 격화에 따라 3년 안에 회사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는 ‘위기 의식’을 내비쳤다. 대신 이를 공격 경영과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신사업 진출 등으로 극복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애플, 구글처럼 혁신적인 경쟁사들이 공격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3년 내 LG전자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 구매행태가 사용경험 기반으로 다변화되면서 주요 업체들 간에 새로운 경쟁·협력 관계가 출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상황의 급변에 따라 LG전자가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음을 암시한 셈이다.

남 부회장은 또 “올해 하반기 이후 중국·인도 등 신흥 시장의 수요를 중심으로 완만한 경기 회복이 예상된다.”면서 “올해 기업 간 거래(B2B), 솔루션 사업을 강화하고 환경·에너지 등 신사업 분야의 인수·합병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의결된 LG전자의 보통주 배당금은 지난해 350원에서 올해 1750원으로 5배 인상됐다. 사내이사인 남용 부회장과 사외이사 주인기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재선임되고 주종남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가 사외이사로 새롭게 선임됐다.

2010-03-2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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