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스마트폰 잡기 장밋빛?

금융권 스마트폰 잡기 장밋빛?

입력 2010-04-05 00:00
업데이트 2010-04-05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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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이용자를 잡기 위한 금융권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금융거래의 지형도를 바꿔 놓을 것이란 장밋빛 전망 속에 고객을 한 사람이라도 더 끌어오기 위해서다.요즘 금융권 정보기술(IT) 관련 부서는 비상근무 중이다. 이달부터 안드로이드폰 등 아이폰에 대항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대량으로 공급되기 때문이다. 시장을 선점하려면 은행과 증권사 등은 각각 다른 스마트폰 운영체제(OS)에서 오류 없이 이용이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응용소프트웨어)을 개발하고 또 각자의 장점을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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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은 지난 1일부터 안드로이드폰 이용자를 위한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 신한, 국민, 외환은행도 이달 말까지 복수의 스마트폰 OS에서 작동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예정이다.

증권가의 열기는 더하다. 삼성증권은 이르면 다음주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이용자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인다. 대우, 대신, 한국투자증권 등도 이달 중 스마트폰의 종류에 상관 없이 주식거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하나은행 신사업추진부 관계자는 “지금은 아이폰이 대세지만 새 기술로 무장한 경쟁사들이 벼르고 있어 판세는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면서 “금융권은 모든 변화 가능성에 대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정부가 스마트폰 결제방식의 다양성을 받아들이면서 카드업계 역시 분주하다. 지금까지는 스마트폰에서 공인인증서를 의무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규제 때문에 공인인증서 이외의 다른 결제 기술은 도입하지 못했다.

벌써부터 일각에선 업체 간 경쟁이 실제 이득에 비해 과열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마트폰의 영향력이 생각보다 제한적이라는 얘기다. 한 시중은행 담당자는 “초기에는 스마트폰 뱅킹 가입자가 급히 늘었지만, 점차 그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면서 “아직 모바일뱅킹은 인터넷뱅킹의 보조적인 수단이고 수익성은 또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은 자사 전체 주식거래대금(약정금액 기준) 중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비중을 0.6% 정도로 추산한다. 여전히 주식 약정금액의 80%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고 지점이나 전화상담 등을 통한 거래가 17%, 스마트폰을 포함한 기존 모바일 거래시스템(MTS)이 3% 정도다. 다른 증권사들은 아예 스마트폰 거래 실적을 밝히기 꺼린다. 워낙 미미하기 때문이다.

황정윤 한국투자증권 팀장은 “증권거래 시장에서 대안 매체로 스마트폰의 강점은 있지만 여러 규제나 데이터 통신비 등을 생각하면 단기간 급성장은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수수료 부담도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소다. 실제로 100만원의 주식거래를 할 경우, MTS 이용자는 1000~2000원을 수수료를 떼이지만 HTS 이용자는 150원만 내면 된다.

유영규 정서린기자 whoami@seoul.co.kr
2010-04-0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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