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해외수주 다변화 총력

건설업계 해외수주 다변화 총력

입력 2010-04-17 00:00
업데이트 2010-04-17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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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만 믿었다가는 큰 코 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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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현장을 찾아 점차 다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올해 500억달러 이상으로 역대 최대를 기대하고 있지만, 수주 실적이 지나치게 중동에만 치우치면 위험하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16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해외수주액 총 491억 4786억원 가운데 72.7%에 해당하는 357억 4603억원이 중동에서 수주한 것이다. 그러나 중동에서의 발주 상황은 유가 변동에 따라 언제든지 변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설사들은 1980년대까지 중동에서 매년 100억달러 이상을 수주해 오다가 걸프전이 일어난 이듬해인 1992년에는 5억 6787만달러 수주로 애를 먹었다. 공사대금도 받지 못해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은 건설사들도 있었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는 시장 여건이 좋을 때 신시장을 개척해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 전략”을 펴야 한다는 ‘대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건설사들이 중동을 제외하고 유망 지역으로 꼽는 곳은 중남미와 아프리카 지역. 중남미는 브라질 고속철도 사업을 한국이 수주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모두 지사 개설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의 경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각종 사회간접자본(SOC)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토목·건축 공사 발주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남미에는 사업다운 사업을 펼치고 있는 회사가 포스코건설과 SK건설 정도로 진출 현황이 미미한 상황. 포스코건설은 2006년 칠레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통해 처음 진출해 현재 칠레와 페루에 지사를 두고 있다. 최근에는 7억달러 규모의 ‘산타마리아 발전소’를 수주했다. SK건설은 최근 에콰도르에서 ‘마나비 정유공장’의 기본설계 계약에 성공해 125억달러 본공사의 수주 가능성을 높였다.

‘마지막 블루오션’이라는 아프리카 역시 개발 가능성에 비해 진출한 업체가 적다. 나이지리아에 대우건설이 1980년대에 일찌감치 진출해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시장을 꽉 잡고 있고, 지난해 말 STX그룹이 가나에서 100억달러 규모의 국민주택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GS건설이 최근 북아프리카의 영업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이집트 지사를 신설하기도 했다. 구 소련 독립국가연합(CIS)이나 중앙아시아도 주택이나 토목사업이 유망한 곳으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최근 알제리와 카자흐스탄에 지사를 내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도 뉴델리 등에 대한 시장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다변화도 좋지만 무리하게 시장개척에 나섰다가 쓴맛을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현지 사정에 익숙하지 않고, 시설 조달이나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다가 도리어 손해를 보고 시장에서 철수한 경우도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신시장에 처음 진입할 때는 거래선이 확보되지 않은 탓에 저가 입찰에 나서지만 곧 경쟁력이 떨어지고 만다.”면서 “공사 수주가 예상되는 곳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실패 없이 신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2010-04-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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