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환매 부담 해소…하락세 제한 관측 대두
경기 둔화 우려로 시작된 국내 증시의 조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코스피지수가 1,700대 초반에서 지지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시장은 미국과 중국 등 이른바 주요 2개국(G2)의 경기 흐름에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수급 요인에 힘입어 코스피지수의 하락세는 제한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장초반 1,716선까지 밀리기도 했지만 1,720~1,730 부근에서 공방전을 벌이다가 결국 1,740선까지 반등에 성공하며 낙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지난 12일 1,721선으로 급락한 채 마감했지만 13일엔 1,725를 저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단기적으로는 1,720 부근에서 지지력이 확보된 모습이다.
증시가 쉽게 반등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렇다고 크게 하락할 상황도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기본적으로 이번 ‘G2 리스크’가 5월 남유럽 리스크만큼 국내 증시에 큰 충격파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당시 충격파는 코스피지수를 1,750선에서 1,550선으로 약 200포인트 끌어내렸다.
여기에 펀드환매 물량이 거의 소진되면서 지수 하단을 지켜줄 것이라는 분석이 더해지고 있다.
이날 삼성증권은 2006년 이후 누적으로 국내 주식펀드 유출입을 분석한 결과,코스피지수 1,650~1,700에서는 약 2조5천억원,1,700~1,750에서는 3조7천억원이 순유출된 상태라고 평가했다.1,750~1,800에서는 순유출과 순유입이 거의 균형을 이룬 ‘제로’ 상태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진 지수가 1,700에 근접하면 펀드 환매가 대거 진행되면서 지수를 1,600대로 떨어뜨렸지만,이제는 그 지점이 1,800선으로 높아졌고 1,700선에서는 오히려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얘기다.
토러스투자증권 오태동 연구원도 “환매가 급증하는 지수대는 1,700선,자금이 유입되는 지수대는 1,650선이었지만 그 지수대가 올라가고 있다”며 “저점이 1,700대에서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현대증권은 기존보다 한 단계 높아진 1,680선을 이번 박스권의 하단으로 제시했다.
330조원에 달하는 연기금이 매수 기조를 보이는 점도 지수 하단을 탄탄하게 뒷받침하고 있다.연기금은 6월18일 이후 단 이틀(7월14일,8월5일) 소규모 순매도한 것을 제외하면 연일 매수하고 있다.
수급 요인이 지수 하단을 받쳐주더라도 반등의 동력은 결국 ‘경기’에서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2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0%로 추세적인 회복세를 보인 상황에서 중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상승 반전할지에 초점이 맞춰진다.이 경우 국내 증시 역시 강하게 반등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오태동 연구원은 “중국 경기선행지수가 상승 반전하고 미국 동행지수가 회복되는 조합이 나타난다면 국내 증시가 매우 강하게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코스피지수가 1,700대 초반을 저점으로 반등한다면 최근 외국인 매도 공세로 낙폭이 컸던 정보기술(IT) 종목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7월 중순을 고점으로 단기 급락했던 삼성전기[009150]는 13일 6.20% 오른 데 이어 16일에도 1.17%로 반등세를 이어갔다.하이닉스[000660]도 연이틀 2%대 반등했다.
삼성증권 이남용 연구원은 “IT종목이 먼저 조정을 받았던 만큼 반등도 빠른 편”이라며 “다만 아직은 기술적인 반등 수준”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