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물가관리 어떻게
10월 소비자물가를 지난해 10월보다 4.1%나 끌어올린 ‘주범’은 농축수산물이다. 농축수산물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7%나 올랐다. 소비자물가에 대한 기여도가 1.9%포인트였다. 즉, 소비자물가 상승률 4.1%의 절반가량(46.6%)이 농축수산물 때문이었다는 얘기다. 채소류로 범위를 좁히면 보다 확실해진다.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김장 채소코너에서 한 주부가 지난해보다 값이 크게 오른 열무를 사기 위해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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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가 전년동월 대비 1.9% 오른 데 그쳤다고 거듭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통계청은 채소류 가격을 지난달 5일과 13일, 22일 등 3차례 조사했다. 문제는 5일까지만 해도 배추와 무 등의 가격이 폭등했던 때라 평균치를 터무니없이 끌어올렸다는 얘기다.
물론 물가상승의 책임을 농축수산물로만 떠넘기는 것은 무리다.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상승으로 공업제품도 전년 동월 대비 3.0%가 올랐다. 특히 석유류는 전년 동월 대비 7.3%나 올랐다. 지난 5월 이후 배럴당 72~76달러를 유지했던 두바이유가 10월 들어 80.3달러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월평균 가격으로는 지난 4월(83.6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용 LPG가 16.9%, 취사용 LPG가 16.8%, 경유도 7.0% 올랐다.
그렇다면 정부의 목표대로 올해 소비자물가를 3% 안팎으로 관리하는 게 가능할까. 올 1~10월의 전년 동기 대비 물가상승률이 2.8%다. 이상기온이 훼방을 놓아 10월 하순 수준보다 채소 가격을 끌어올리지만 않는다면 3% 근처에서 묶는 게 가능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양동희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남은 두달 동안 전년 동월 대비로 평균 3.5~3.6%를 유지하면 올 물가 상승률은 3.0% 미만이 된다.”면서 “11~12월 전년 동월 대비 3.7%씩 오르더라도 올 물가상승률은 3.0%”라고 설명했다. 결국 국제유가나 환율 등 대외 변수의 급변동이 없다면 올 물가상승률을 3.0% 안팎으로 묶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2010-11-0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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