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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규모만 2조원

몸값 규모만 2조원

입력 2011-01-22 00:00
업데이트 2011-01-22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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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산업’ 황금알 낳는 거위인가

관광객이나 선원 등을 노린 납치가 범죄조직 사이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알려지면서 지구촌 곳곳에서는 ‘인질산업’(hostage industry)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납치사건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갱단이 납치극을 통해 챙기는 몸값의 규모만도 2조원에 육박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사설경비업체나 보험사, 민간 협상전문가 등도 지하산업의 번성에 기대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등 연계 산업도 몸집을 키우는 중이다.

영국의 안보관리회사 AKE 등이 최근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매년 1만 2000여명이 납치범들에게 붙잡히고, 이들을 구하기 위해 모두 10억 파운드(약 1조 7800억원)가량의 몸값이 지불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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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정치·종교색을 띤 반군들이 유명 인사를 잡아들여 조직의 위상을 뽐내던 것과 달리 최근 납치범들은 철저히 돈을 노리고 관광객이나 구호요원, 현지인 등을 표적 삼아 범행을 저지르고 있다.

납치산업은 특성상 안보에 구멍이 뚫린 곳에서 횡행할 수밖에 없다. 나이지리아와 소말리아, 콩고민주공화국 등 아프리카 지역이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예멘 등 중동 지역에서 납치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다. 국제협상전문가 등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에서는 해마다 1000건 이상의 납치극이 벌어지고 있다.

멕시코도 대표적인 납치 빈발국이다. 멕시코 정부가 2006년부터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범죄조직의 숨통을 조이자 갱단원들은 납치를 통한 돈벌이에 눈 돌리고 있다. 주로 이웃국가에서 건너온 이주민이 손쉬운 먹잇감이다. 매년 멕시코에서 최대 7만 5000명의 온두라스인이 납치돼 100~3000달러의 몸값을 내고 풀려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들도 만연한 국제적 납치극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2001년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코린도사 소속 한국인 직원 2명이 반군에 의해 납치, 억류됐고 2009년 9월에는 멕시코시티에 사는 우리 교민 박모(35)씨가 이민청 직원 복장을 한 괴한들에게 납치됐다가 극적으로 구출돼 가슴을 쓸어내렸다.

납치극이 횡행하다 보니 연관 산업도 번창하고 있다. 인질 몸값을 보장해 주는 보험상품이 등장하는가 하면 사설경비업체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전쟁터로 변한 멕시코 시내에서는 의류상점 밀집지역에서 방탄조끼 등을 쉽게 구할 수 있다. 또 세계적으로 납치와 관련된 보험상품의 보험료는 4억 달러(약 4486억원)에 이른다.

유대근기자 dyanamic@seoul.co.kr
2011-01-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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