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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버드大, 아프리카 땅투기?

美 하버드大, 아프리카 땅투기?

입력 2011-06-10 00:00
업데이트 2011-06-10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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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매입 펀드에 5 억弗 투자…고용 창출 vs 환경 훼손 공방

‘하버드대의 땅투기 탓에 수만명의 아프리카 빈곤층이 터전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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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대학들이 돈벌이를 위해 유럽 헤지펀드 등을 통해 아프리카에서의 ‘토지 쟁탈전’에 합세하면서 지역민의 삶을 더욱 곤궁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의 오클랜드 연구소는 최근 몇년 동안 아프리카 7개국의 외국자본 유입 실태를 분석해보니 하버드와 밴더빌트 등 미국의 주요 대학들이 아프리카 토지에 많은 투자를 해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 대학은 자교의 기부펀드 자금을 런던의 에머전트 자산운용사에 투자했으며 에머전트사는 이 돈으로 아프리카 토지매입 펀드를 운영했다.

연구소는 미국에서 에머전트사에 유입된 자본이 모두 5억 달러(약 5417억원)에 이르며 투자자들은 비옥한 농지를 사들여 25%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머전트사 측은 아프리카의 토지 매입을 위해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투기’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 대변인은 “대학 기금과 연금을 통해 아프리카에 장기적 투자를 하는 것은 맞다.”면서 “우리는 수억 달러를 투자해 아프리카 토지의 가치를 높이고 농업 기반을 마련하며 고용을 창출하는 데 목적을 둔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과 현지인들의 반응은 다르다. 외국 자본이 농지를 매입하기 앞서 일자리 창출 등 장밋빛 약속을 내놓지만 정작 지켜지지 않는데다 오히려 심각한 환경·사회 문제만 일으킨다는 주장이다.

예컨대 아이오와 대학 기금이 투자된 농촌개발회사 ‘애그리솔 에너지’는 탄자니아 정부와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7억달러 규모의 사업을 벌이기 전에 16만 2000명의 현지 주민을 이주시키라.”고 명시했다. 주민들은 이곳을 40년 가까이 터전으로 지켜온 이들이다.

에티오피아에서도 정부가 ‘마을 조성’을 명목 삼아 수만명을 강제 이주시키고 외국기업에 토지를 넘겨주기도 했다. 남부 수단은 국토의 9%가 지난 몇년 사이 외국인들에 팔렸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1-06-1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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