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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韓증시 MSCI선진지수 불발에 ‘덤덤’

증권업계, 韓증시 MSCI선진지수 불발에 ‘덤덤’

입력 2011-06-22 00:00
업데이트 2011-06-22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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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한국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의 ‘문턱’을 또다시 넘지 못했다.

2009년과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다.

MSCI 지수를 작성하는 MSCI 바라사는 22일 ‘2011 리뷰’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국과 대만은 MSCI 이머징시장에 머물고, 2012년 시장평가까지 선진시장 편입 대상군으로 남아 리뷰를 계속 받게 된다고 밝혔다.

MSCI 지수는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자회사 MSCI가 작성해 발표하는 글로벌 주가지수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투자하는 대형 펀드들의 주요 운용 기준으로 활용된다.

애초 시장에서는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을 낮게 봤다. 코스피200 지수 사용권을 놓고 한국거래소와 MSCI 측이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MSCI 지수 구성에 별다른 변동이 없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다른 후보국인 대만도 선진지수 편입에 실패했다.

◇”자격은 충분”…지수사용권 이견 ‘발목’

자격을 놓고 보면 한국 증시가 선진지수에 편입되기에 충분하다는 의견이 많다.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1천조원을 가뿐히 웃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세계 17위 규모다. MSCI 선진지수는 24개 국가로 구성돼 있다. 한국보다 규모가 작은 국가도 여럿 포함된 셈이다.

시장의 유동성이나 제도적 측면에서도 선진시장에 가깝다.

이미 다우존스지수, S&P지수는 물론 2009년에는 MSCI와 경쟁 관계인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도 선진국지수에 한국을 편입시켰다. 유일하게 남은 게 MSCI 선진지수였다. 주요 선진국 펀드들도 한국 시장에 투자한다.

FTSE 선진지수에 편입된 국가 중에서 MSCI에서 신흥지수에 분류된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문제는 코스피200 지수 사용권이다. 상업적인 부분에서 이해가 엇갈린 것이다.

선물 데이터를 투자 목적으로 상품화해서 외국 거래소에 상장하려면 거래소의 승인이 필요하다.

만약 MSCI가 실시간 데이터를 이용해 코스피200 지수선물, 옵션과 유사한 상품을 만들어 외국 시장에 상장하면 국내 거래는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MSCI는 별도의 승인 절차 없이 자유롭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거래소는 수용하지 않고 있다.

MSCI 바라사는 실시간 데이터 이용을 포함해 작년과 같은 이유를 들어 선진시장에 편입시키지 않았다.

MSCI 바라사는 “역외 외환시장이 없어 환율 교환 제약과 ID 시스템이 경직돼 있는데다 주식 데이터 사용에 있어 비경쟁적인 부분이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선진지수 편입과 시장정보 사용은 별개의 사안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어느 한 쪽이 주장을 접지 않는다면 선진지수 편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거래소 고위 관계자는 “지수 사용권과 관련해 거래소는 기존 의견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기대도 안했다’..증시 영향 제한적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되면 이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다. 한국 증시가 선진지수에 포함되면 최대 25조원이 유입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왔었다.

하지만 국내에 투자된 신흥시장 투자자금이 빠져나간다는 점에서 보면 손익계산이 그리 간단치 않다.

신영증권 김세중 이사는 “선진지수에 편입된다고 해도 상황에 따라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 앞으로 선진시장과 신흥시장 중 어느 지역에 더 자금이 몰릴지에 따라 득실이 엇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선진지수 편입이 자본시장의 선진화를 앞당긴다는 상징적 의미도 많이 퇴색됐다.

MSCI 선진지수에는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와 포르투갈, 아일랜드, 스페인 등도 포함돼 있다. 지난 16일에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 증시가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지 않는 게 더 낫다고 밝혔고, 지난달 MSCI바라의 모기업인 모건스탠리는 한국 증시의 MSCI 선진시장 편입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는 시장에서 선진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을 크게 낮게 봤기에 심리적인 충격도 미미한 편이다.

한국투자증권 박소연 연구원은 “신흥시장에서 주요 시장인 대만과 한국이 함께 선진지수에서 탈락했기에 글로벌 자금의 움직임에는 사실상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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