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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계 로펌 전진기지 홍콩서 한반도로 이동

영국계 로펌 전진기지 홍콩서 한반도로 이동

입력 2011-06-22 00:00
업데이트 2011-06-22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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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로펌 M&A 전문가 스카우트전 가시화영국계 대형 로펌 3∼5곳 서울 사무소 개설 준비

영국계 법무법인(로펌)에 속한 ‘검은머리’ 변호사들이 서울로 들어올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다음달 1일 한국-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계기로 법률서비스 시장이 외국 로펌에 본격적으로 개방되기 때문이다.

국내 로펌들은 외국계 로펌의 한국 진출 움직임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공격적 성향이 강한 영국계 로펌들이 핵심 인력들을 대거 빼내가 인수ㆍ합병(M&A) 자문시장에서 대대적인 공세를 취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22일 로펌업계에 따르면 영국계 대형 로펌 3∼5곳 정도가 서울에 사무소를 개설할 예정이거나 개설을 검토하고 있다.

한-EU FTA가 발효되면 유럽계 로펌이 국내 법률 자문시장에서 사무소를 개설하고 M&A 등의 자문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 국내 시장에 대한 관심은 영국계 로펌이 가장 뜨겁다.

세계 10대 로펌에 포함된 클리포드찬스(3위), 링클레이터스(4위), 앨런앤오버리(7위), DLA파이퍼 등 영국계 로펌들이 서울사무소 개설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클리포드찬스는 서울 사무소로 사용할 사무실을 마련해 계약까지 마쳤다는 얘기도 나온다.

영국계 로펌들은 그동안 아시아권 ‘전진기지’를 홍콩에 두고 한국 대기업들을 상대로 M&A 자문업무를 해왔다. 홍콩사무소에서 고용한 한국인 변호사들이 거래를 거의 도맡았다.

이들이 서울에 사무소를 개설하려는 것은 한국 M&A 자문시장에서 앞으로 ‘먹을 게’ 많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의 국외 진출이 확대되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다. 2∼3년 전부터 한국 대기업들은 국내 시장의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외국 기업들을 상대로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글로벌 M&A시장에서 오랫동안 자문업무를 해온 유럽 로펌들이 국내시장에서 진검승부를 펼치면 승산이 높아 보인다. 근거지를 홍콩에서 서울로 아예 옮겨 공격적인 영업을 하려는 이유다.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관계자는 “영국계 로펌은 외국 진출을 통해 공격적인 영업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독일에 들어가서 현지 10대 로펌 가운데 2∼3개만 남기고 영국계가 독식한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계 로펌은 그동안 국내 기업들의 대형 M&A 거래에서 자문하며 이미 이름값을 해왔다.

지난해 석유공사가 영국의 석유탐사업체인 다나페트롤리엄을 인수할 때 링클레이터스가 석유공사를 자문했다. 다나페트롤리엄 인수는 지난해 국내 최대 M&A였다.

2009년에는 세계 최대의 사모투자펀드인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KKR)’의 오비맥주 인수를 자문했다. 2조3천억원에 달하는 거래였다.

클리포드찬스, 앨런앤오버리 등도 국내 유수 기업의 굵직한 국외 M&A 등에 자문사로 자주 등장했다.

영국계 로펌의 홍콩사무소에서 ‘한국 거래’를 담당하는 핵심 인물은 대부분 한국인이다.

클리포드찬스 홍콩사무소의 김현석 변호사(한국팀장)와 링클레이터스의 안형중 변호사, 앨런앤오버리의 손혁수 변호사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서울 사무소를 내면 사실상 책임자 역할을 할 인물들이다. 적게는 4∼5명, 많게는 10여명의 한국인 변호사들이 이들과 함께 홍콩에서 일하고 있다. 소수 정예가 한국 M&A시장과 로펌을 상대해온 것이다.

국내 대형 로펌의 변호사는 “국외 로펌에 소속된 한국인 변호사들이 서울사무소로 옮겨올 가능성이 크다. 영국계 로펌 홍콩사무소의 한국인 변호사들은 국내 로펌 변호사 못지않게 한국 기업을 잘 안다”고 말했다.

사무소 개설을 앞두고 국내 로펌에 소속된 M&A 전문 변호사들을 데려가려는 스카우트전도 가시화되고 있다.

국내 로펌 변호사 중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사례가 늘고 있다. 김앤장에서는 2명의 외국변호사가 DLA파이퍼와 존스데이로 이동했다.

대형 로펌의 M&A 전문 변호사는 “헤드헌터를 통해 스카우트 제의하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친분을 앞세워 영국계 로펌 한국인 변호사들이 직접 오라고 제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국내 대형 로펌들은 영국계 로펌들이 많은 인력을 한꺼번에 빼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핵심 인재들이 혹시 이탈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소수의 핵심 변호사 확보를 목표로 접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보다 두 배 이상의 연봉을 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하는 사례도 있다. 내부 단속을 잘해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고민이다”고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는 “M&A 자문업무는 변호사의 능력도 능력이지만 변호사가 오랫동안 기업과 쌓은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핵심 인재의 이탈로 받게 될 영업상 타격이 작지 않을 것이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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