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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대한통운 인수참여는 CJ 길들이기?

삼성 대한통운 인수참여는 CJ 길들이기?

입력 2011-06-27 00:00
업데이트 2011-06-2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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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CCTV 사건’ 이은 ‘2차 전쟁’ 성격

삼성이 최근 계열사인 삼성SDS를 앞세워 뒤늦게 대한통운 인수전에 참여한 배경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조카인 이재현 CJ 회장간의 오랜 앙금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SDS가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한통운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삼남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그의 조카인 이재현 CJ 회장간의 ‘2차 전쟁’의 성격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이 경영권도 없는 대한통운 지분 4.99%에 2천억원 안팎을 투자해 얻는 성과가 연간 50억원 정도의 이익밖에 없다는 점에서 조카인 이재현 회장이 이끄는 CJ를 탈락시키려는 목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든 것 아니냐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CJ그룹의 한 핵심관계자는 “삼성그룹이 별다른 실익이 예상되지 않는 포스코 컨소시엄 참여를 결정한 것은 CJ를 탈락시키기 위한 의도 이외로는 설명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오랜 앙금은 이재현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 씨가 동생인 이건희 회장에게 삼성그룹의 후계자 자리를 빼앗긴 뒤부터 이어져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들의 불편한 관계는 특히 1994년 삼성과 CJ(당시 제일제당)간 계열분리 당시 한남동 이건희 회장 집에서 바로 옆에 있는 이재현 회장 집 정문 쪽이 보이도록 CCTV를 설치, 출입자를 감시하도록 한 사실이 드러나 이른바 ‘1차 전쟁’으로 촉발된 바 있다.

당시 재계에서는 이재현 회장이 삼성 계열사이던 제일제당을 계열분리해 독립하겠다고 선언하자 삼성 측이 이 같은 움직임을 면밀히 파악하고자 이재현 회장 집에 드나드는 인사들을 감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CCTV를 설치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이후 각자 갈길을 가며 가라앉는 듯하던 이들의 앙금은 최근 삼성SDS의 포스코 컨소시엄 참여, 삼성증권의 CJ 자문계약 취소와 이에 대한 CJ 측의 반발로 재차 수면위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CJ와 삼성 수뇌부에 밝은 한 소식통은 “최근 이건희 회장 부자가 이재현 회장에게 몇가지 무리한 요구를 했으나 이재현 회장이 이를 거부하면서 두 집안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며 “CJ의 대한통운 인수 의지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삼성이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그룹 수뇌부의 CJ 길들이기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그룹은 이에대해 “두 집안 사이의 앙금 때문에 일부러 CJ를 탈락시키기 위해 삼성이 포스코와 손잡고 대한통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것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순수한 사업적 시너지 효과를 고려해 인수 참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과 CJ 오너들이 선대 회장 100주년 기념식도 함께 치렀고 별 문제가 없지 않았나”라면서 “지금 와서 20년 전 사건과 연관짓는 게 말이 안된다”고 일축했다.

그는 “대한통운 인수전 참여는 그룹이나 미래전략실 차원에서는 신사업도 아니기 때문에 사전에 보고받거나 관여하지 않았다. 사업 확장이나 1천억~2천억원 규모의 투자는 각 계열사가 알아서 한다”고 설명하고 “삼성SDS가 최근에 파워풀한 IT물류 시스템을 개발했는데 그걸 포스코에 팔고 싶어 순수하게 사업적 측면에서 접근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히려 “(이 같은 문제제기가) CJ의 출구전략의 일환이라는 설도 있다. 23일 임시 이사회때까지도 조용히 있다가 갑자기 강경해졌다”면서 화살을 CJ 측으로 돌렸다.

한편, CJ는 삼성증권이 대한통운 인수자문 계약을 철회한 데 대해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 법적 대응을 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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