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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매각 또 무산될 듯

우리금융지주 매각 또 무산될 듯

입력 2011-06-30 00:00
업데이트 2011-06-30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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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장·산은 회장 ‘메가뱅크 과욕’ 영향끼친 듯

우리금융지주 매각이 또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9일 우리금융지주 인수의향서(LOI)를 마감한 결과 MBK파트너스와 보고인베스트먼트, 티스톤파트너스 등 사모투자펀드(PEF) 3곳만이 제출했다고 밝혔다. 티스톤엔 민유성 전 산은금융 회장이 참여하고 있다.

복수의 기관이 LOI를 내는 유효 경쟁이 성립됐지만 사모펀드에 우리금융을 매각하는 것은 국민정서상 부담스러워 매각을 중단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모펀드들은 지난해 우리금융 매각 때에도 대거 LOI를 냈지만 정부는 매각을 중단시켰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 매각은 내년 총선 등 정치권 일정을 감안하면 차기 정권에서나 재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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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매각 무산은 산은금융이 여론의 반대로 인수 후보군에서 탈락하고,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입찰 진입 장벽을 낮추는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회 반대로 좌절되면서 어느 정도 예상됐다. 현행법에서는 금융지주사가 우리금융을 인수하려면 지분을 95% 이상 인수해야 한다. 우리금융은 지분의 43%가량이 개인에게 분산돼 있어 지분을 95%까지 확보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금융지주사도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 통과와 관계없이 우리금융에 관심이 없음을 수차례 피력했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지속적으로 인수 불참 방침을 밝힌 데 이어 민병덕 국민은행장도 최근 “우리금융 입찰이 끝나면 KB금융의 주가가 오를 것”이라며 불참 의사를 재차 강조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도 “은행 부문은 (국내에서 규모가)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큰 그림에서 비은행을 인수하는 방향이 맞다고 본다.”고 말하는 등 인수전에 참여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도 “우리금융 인수전에 나서면 론스타와의 계약이 자동으로 파기된다.”며 인수에 나설 계획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인수 여력이 있는 국내 금융지주사 모두가 손사래를 친 것이다.

표면적인 매각 무산은 이같은 이유이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의 과욕이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국회가 금융지주사법 개정안에 비우호적으로 돌아서고, 여론이 악화된 것은 두 사람의 메가뱅크 행보와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산은금융을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예상하고 우리금융의 지분 매각 비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린 것도 결국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해는 지분 비율이 4% 이상이었다. 김 위원장은 저축은행 사태와 우리금융 매각 불발, 부실한 가계부채 대책 등 손 대는 일마다 꼬여 리더십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책 반장’이라는 그의 별명이 아이러니할 정도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 매각은 특혜시비 논란으로 처음부터 일이 꼬였다.”면서 “일정상으로 보면 연말쯤 우리금융 매각이 재추진될 것으로 보이지만 정치권 상황이 여의치 않아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2011-06-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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