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휴대폰 가격표시, 중고폰에 혜택”

KT “휴대폰 가격표시, 중고폰에 혜택”

입력 2011-07-28 00:00
업데이트 2011-07-28 15:0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KT는 이동통신 시장을 선진화하려면 휴대전화 유통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보고 국내 최초로 판매가격을 공개하는 페어 프라이스(Fair Price) 제도와 중고 휴대전화 사용을 장려하는 그린폰(Green phone) 제도를 조만간 도입한다고 28일 밝혔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이날 광화문 사옥 1층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마트폰 고객이 1천500만명을 돌파하고 스마트폰 구매 비중이 신규 고객의 70%를 넘어서는 등 스마트폰 시대에 들어섰지만, 이통시장의 유통은 여전히 90년대의 낙후된 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유통 개선안을 마련한 이유를 설명했다.

표 사장은 휴대전화 판매가격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합리적인 수준의 공정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해 누구나 안심하고 휴대전화를 살 수 있는 페어 프라이스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KT가 최근 고객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휴대전화를 구매할 때 가격 비교를 위해 온라인 정보 탐색을 평균 16.7회,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평균 3.6회 하고, 구매 시 가장 큰 불만으로 ‘매장마다 다른 판매 가격’(37.5%)을 꼽았다는 것. 특히 비싸게 구입했는지 불안감을 느꼈다는 대답도 64%였다.

이에 대한 가장 큰 이유가 휴대전화 가격에 반영되는 제조사 장려금이라고 KT는 지적했다.

이통사 보조금은 도소매에 모두 지급되고 소비자와 단말기 모델에 따른 편차가 거의 없지만, 제조사 장려금은 도매를 중심으로 지급되고 모델별 차이가 상당하다고 KT는 설명했다. 또 대리점이나 판매점에서 제조사의 장려금을 활용해 임의로 가격을 할인, 매장 간 가격 차이를 유발했다고 덧붙였다.

표 사장은 “이통사 보조금은 투명하게 소비자 혜택으로 돌아가지만, 제조사 장려금은 소비자가 아닌 판매점에 지급되기 때문에 활용처가 명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판매점은 제조사 장려금을 갖고 소비자와 가격을 흥정하면서 가격 경쟁에 치중하고 있으며, 이런 모습은 마치 이통사가 보조금 가이드라인을 위배하면서 마케팅 경쟁을 하는 것으로 비쳤다고 KT는 주장했다.

KT는 지난해 팔린 휴대전화 수는 총 2천700만대라면서 여기에 투입된 이통사 보조금은 4조2천억원, 제조사 장려금은 5조4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KT는 이달 들어 스마트폰과 일반 휴대전화 주요 모델의 판매가격을 공개하는 페어 프라이스를 시범운영했고, 이에 대한 고객 반응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0%가 이 제도에 만족한다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제도가 정착하면 1조3천억원의 소비자 후생효과가 나타날 뿐 아니라 유통망에 대한 제조사 장려금이 축소돼 출고가 인하가 이뤄지고 보조금 경쟁이 아닌 서비스 경쟁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사는 또 휴대전화 교체 주기가 짧아짐에 따라 1년에 약 2천280만대의 중고 휴대전화가 양산되고 자원 낭비가 발생하는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해 중고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가입자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그린폰 제도를 9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KT는 중고 휴대전화나 해외에서 반입한 휴대전화 이용자를 위한 공단말기 요금할인 프로그램을 연내 출시할 예정이며, 쓰던 휴대전화를 가져온 기기변경 가입자에게 할인 혜택을 줄 방침이다. 올레샵에는 중고 휴대전화 직거래 장터를 마련한다.

유통현장의 서비스 수준도 끌어올린다. KT는 “판매가 중심이었던 기존의 매장을 체험·상담·교육 등 서비스 중심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온라인 매장에서도 빠른 배송 및 일대일 예약상담 서비스 등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T는 다른 이통사와 제조사, 정부가 이 움직임에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KT의 유통구조 개선안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유통망에서의 가격 경쟁을 가로막아 소비자의 구매가격이 올라가게 되고, 음성적인 보조금이 활개를 쳐 오히려 유통구조가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른 이통사들은 가격상한제를 시행하거나 신규 가입과 기기변경 가입 간 혜택 격차 등 나름대로 유통구조 개선방안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페어 프라이스에 동참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또 이통사 역시 제조사 장려금과 비슷한 성격의 판매 수수료를 대리점에 지급하고 있으며 이는 기기별로 각기 다르다는 점도 흠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이날 표 사장은 요금 인하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1위 사업자가 요금 인하를 한 상황에서 2·3위 사업자가 안 하면 1위 사업자로 다 쏠리는데 안 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며 “한다. 진짜 소비자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성심당 임대료 갈등, 당신의 생각은?
전국 3대 빵집 중 하나이자 대전 명물로 꼽히는 ‘성심당’의 임대료 논란이 뜨겁습니다. 성심당은 월 매출의 4%인 1억원의 월 임대료를 내왔는데, 코레일유통은 규정에 따라 월 매출의 17%인 4억 4000만원을 임대료로 책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성심당 측은 임대료 인상이 너무 과도하다고 맞섰고, 코레일유통은 전국 기차역 내 상업시설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으로 성심당에만 특혜를 줄 순 없다는 입장입니다. 임대료 갈등에 대한 당신의 의견은?
규정에 따라 임대료를 인상해야 한다
현재의 임대료 1억원을 유지해야 한다
협의로 적정 임대료를 도출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