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만수 회장 “게임 상대 있다”

<인터뷰> 강만수 회장 “게임 상대 있다”

입력 2011-10-09 00:00
업데이트 2011-10-09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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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끝나지 않았고 현재 상대가 있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우리금융지주 인수 무산 이후 ‘메가뱅크(초대형은행)’ 전략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그는 9일 연합뉴스와 단독 인터뷰에서 물밑에서 작업 중인 매물이 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다른 복수의 금융권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결과 국내에서 영업 중인 모 시중은행으로 드러났다.

산은은 현재 해외은행 인수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강 회장은 외환보유고 활용과 금융거래세(토빈세) 도입 등 최근 논란에 대해서도 “내 진의가 시장과 언론에 잘못 전달됐다”며 해명했다.

다음은 강 회장과 일문일답.

-- 최근 부쩍 메가뱅크에 대해 자주 언급했는데.

▲시장에 적당한 매물이 나오면 언제든 인수합병(M&A)에 나선다는 게 (우리금융 인수 무산 전후의) 일관된 입장이다. (현재 인수를 추진 중이지만) 상대가 있는 게임이라 (구체적으로 어떤 은행인지) 얘기하기 곤란하다. 해외은행도 두루 살펴보고 있다. (세계경제가 어려워) 곧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매물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본다.

--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연차총회에 다녀왔는데.

▲해외 가보니 글로벌경제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지만 한국은 우려가 지나칠 정도로 강했다. 채권발행시장이 매우 좋지 않았고 해외 IB들은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 같은 정책금융기관에만 돈을 빌려줄 수 있다는 말도 했다. 상황이 이런데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외화 빌리려 나갔다가 망신만 당했다. 골드만삭스 고위 관계자를 만났는데, 투자할 곳이 없다고 하소연하더라. 현재 투자처로서 산은만한 데가 없다고 하면서 내년이라도 기업공개(IPO)를 하면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 최근 외환보유액 활용에 대해 논쟁이 있었는데.

▲진의가 시장과 언론에 잘못 전달됐다. 내 주장은 외환보유고 3천억 달러를 풀어 낮은 금리로 은행에 빌려달라는 것이 아니다. 500억 달러 정도만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에 커미티드라인(마이너스통장 성격의 단기 외화차입)으로 달라는 것이다. 빼서 쓰는 데 주목적을 두자는 것이 아니다. 라인을 설정해놓으면 은행들이 해외 나가서 돈 빌릴 때 유리하다는 거다. 외국은행이 지나치게 높은 금리를 부를 경우 “그럼 우리는 한은 라인 활용하겠다”고 물러서면 금리를 낮춰 붙잡지 않겠는가. 은행들이 너무 여기에 의존해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에 빠질 수도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해 한은에서 차입할 때는 국제금리보다 높은 수준의 페널티금리를 메기는 장치를 두면 된다. 한국은행이나 정부, 은행 모두 좋은 것 아닌가.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은 아니고 김 위원장도 이 점을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토빈세 도입 논쟁의 중심에도 서 있다.

▲해외에서도 “한국증시는 아시아의 ATM(자동입출금기)이나 다름없는데 왜 방치하느냐”고 걱정하는 시각이 많다. 외국인들은 한국이 좋은 투자처이면서 빠져나갈 때 아무런 걸림돌이 없으니까 들어왔다가 금방 이익을 챙겨 나간다. 토빈세 도입은 2009년부터 주장해왔고 작년 4월 청와대 비상경제대책회의 때도 적극적으로 얘기했다. 브라질은 이미 토빈세 도입했다. 세율이 6%인데, 해외자본이 한달 있다 빠져나갈 경우 연리로 치면 72%나 된다. 6년 머물렀다 나가면 연 1%에 불과하다. 들어왔으면 나가지 말라는 것이다. 토빈세는 감세정책의 재원보충수단으로서 의미도 있다.

-- 외화유동성 대처 방안은.

▲미국 방문 때 뉴욕 가서 현지 지점장한테 전대차관 형식을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 차입 여건이 좋은 산은이 외화를 빌려서 딜링코스트(수수료) 붙여 시중은행에 빌려주는 방법이다. 시중은행은 현재 외화 차입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는 금리가 올라가서 좋고 시중은행은 돈 빌려서 좋다. 현재 우리 외화유동성 보유액은 약 20억 달러고 연말까지 20억 달러의 추가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단기자금이 모두 롤오버(만기연장)가 안된다는 전제하에 계획을 짜고 있다.

-- 현 글로벌 경제에 대한 시각은.

▲작년부터 글로벌 금융위기는 해결된 게 아니라고 누차 얘기해왔다. 현 상황은 더블딥(경기 회복 후 재침체)이 아니라 2008년의 위기가 해결되지 않은 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위기가 끝나지 않았는데 어떻게 또 위기가 오나. (선진국이 해결책이라고 벌인 일은) 개인의 부채를 정부 부채로 옮겨 놓은 것 외에는 없다. 선진국이 일을 안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열심히 일하는 나라(독일, 중국 등)는 흥하고 아닌 나라(미국, 유럽 일부 국가 등)는 망한다. 세계 질서가 아시아를 중심으로 바뀌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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