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인공위성에 맞을 확률은?

추락하는 인공위성에 맞을 확률은?

입력 2011-10-19 00:00
업데이트 2011-10-1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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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분의 1…뢴트겐 위성 하루 한번 한반도 상공 지나

지난달 말 미국의 초고층대기관측위성(UARS)이 바다에 떨어진 데 이어 오는 23일 전후 독일 뢴트겐 위성의 추락이 예상되면서, 수명을 다한 인공위성들에 대한 대중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확률적으로 한 개인이 인공위성 파편에 맞을 가능성은 1조분의 1 수준으로 매우 희박하다지만, 현재 7만~8만개의 우주 쓰레기들이 지구 위를 떠돌고 있는 만큼 체계적 감시·대비 시스템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인공위성들이 왜 떨어지는지, 이번 뢴트겐 위성이 어디에 떨어질지, 사람에게 피해를 줄 확률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인공위성은 왜 떨어지나 = 인공위성과 대기의 마찰, 저항 때문이다. 이론적으로 인공위성의 원심력과 지구의 중력이 평형을 이루면 인공위성은 떨어지지 않고 계속 일정 궤도를 따라 돌 수 있다.

그러나 고도 1천㎞ 정도까지는 희박하게나마 대기가 존재한다. 따라서 이보다 낮은 고도에서 운행하는, 즉 저궤도 위성의 경우 대기와의 마찰과 저항 때문에 조금씩 고도가 낮아져 결국 ‘불청객’으로서 지구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모든 위성이 다 ‘떨어질’ 운명은 아니다. 1천㎞보다 훨씬 높은 고도 3만6천㎞ 위에서 지구를 돌고 있는 정지궤도 위성의 경우 대기와의 마찰이 없기 때문에 떨어질 염려가 없다.

▲인공위성은 떨어지면서 어떻게 되나 = 대기권에 진입할 때 인공위성이나 우주 쓰레기는 매우 높은 온도까지 달궈진다. 총알보다 20배나 빠른 속도로 대기권을 통과하면서 엄청난 마찰을 겪기 때문이다.

고도 74~83㎞에서 인공위성이나 우주 쓰레기는 부서지기 시작한다. 온도가 주요 부품의 녹는 점보다 높아지고 연료나 고압가스가 폭발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파편도 다시 불타 대기 중에서 사라지지만, 일부 타지 않은 파편은 낙하 속도가 서서히 줄면서 지구로 향한다.

▲실제로 땅에 떨어진 우주 잔해가 있었나 = 현재까지 50개가 넘는 우주 잔해물이 수거됐다. 예로 1997년 델타 로켓의 2단이 떨어졌을 때 250㎏짜리 스테인리스스틸 탱크, 30㎏짜리 고압구, 45㎏짜리 추진실 등이 발견됐다. 그러나 다친 사람은 없었다.

▲인공위성 등 우주 쓰레기가 어디에 떨어지는지 알 수 있나 = 폐기 위성이나 우주 잔해(쓰레기)가 어디에 떨어질지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우선 고열과 압력을 견디고 살아남은 파편은 넓은 지역에 걸쳐 뿌려진다. 실제로 델타 로켓의 경우 추락 당시 4개 큰 부품 가운데 하나는 미국 텍사스주에, 또 다른 하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더구나 떨어지는 잔해의 운동 속도가 무려 초속 7㎞에 이른다는 점도 문제다. 낙하 시점 예측이 실제와 10초 차이만 나도, 예상과 달리 70㎞나 떨어진 곳에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인공위성의 추락을 막을 수 없나 = 아직까지 수명 다한 인공위성을 붙잡아 지구로 안전하게 귀환시키는 기술은 실현되지 않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3~4년 내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자국의 인공위성이 25년 이상 궤도에 떠 있을 수 없도록 규정을 마련했다. 고장이 나거나 수명이 다해 지상으로 추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10년 정도 지나면 추진체를 이용, 일부러 고도를 낮춰 불타 없어지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번에 떨어지는 뢴트겐 위성은 어떤 위성인가 = 독일의 뢴트겐 위성은 고에너지 현상이나 고온 상태에서 X선을 내뿜는 천체들을 관측하기 위한 망원경을 싣고 있다. 1999년 임무를 마치기 전까지 8년동안 은하단을 채운 고온가스, 초신성 잔해, 혜성의 X선 방출 등을 발견하는 등 활약을 펼쳤다.

▲뢴트겐 위성의 추락으로 사람이 피해를 볼 확률은 얼마나 되나 = 대기권 진입 이후 인공위성 파편이 타지 않고 살아남는 양, 위성 궤도가 지나는 지역의 총 면적 등을 토대로 독일 항공우주센터(DLR) 등의 전문가들이 계산한 결과, 뢴트겐 위성 때문에 지구 인류 가운데 한 명이라도 피해를 볼 확률은 2천분의 1, 특정 한 개인이 파편에 맞을 확률은 1조분의 1 정도로 추정됐다.

북한을 포함해 한반도 거주자가 피해를 볼 가능성은 100만분의 1 정도로 추산된다.

▲뢴트겐 위성의 위험 확률이 미국 위성보다 높은 이유는 = 2천분의 1 확률은 앞서 지난달 말 떨어진 미국 UARS 위성 당시 3천200분의 1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는 뢴트겐이 천체망원경과 거울을 싣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을 보호하는 장치들의 소재가 주로 탄소 계열이라 고온에도 잘 버틸 수 있다. 대기권에 진입할 때 파편들이 타지 않고 살아남을 가능성이 더 많다는 뜻이다.

▲뢴트겐 위성이 어디에 떨어질지 언제 알 수 있나 = 뢴트겐의 현재 고도는 210㎞ 정도인데, 하루에 약 5㎞씩 낮아지고 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23일 전후 2일 사이(21~25일)에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락하기 1~2시간 전 고도가 110~120㎞까지 낮아지면 ‘적어도 어느 지역은 안전하다’ 정도의 예측을 내놓을 수 있다. 그러나 정확한 추락 지점 예상은 불가능하다.

▲우리나라도 우주 잔해 추락에 대비하고 있나 = 뢴트겐 위성이 북위 53도~남위 53도 지역 상공을 돌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잠정적 위험 지역에 속한다.

뢴트겐 위성 추락과 관련, 지난 14일 이후 교육과학기술부와 천문연구원(천문연), 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대응 방안을 논의하며 천문연 우주감시센터에 상황실을 설치했다. 항우연은 뢴트겐의 대기권 진입 이후 비행궤적 예측과 해외 정보 분석을 맡고 있다.

또 천문연은 작년부터 교과부와 함께 국가현안해결형사업(NAP)의 일환으로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체계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인공위성과 우주 쓰레기는 계속 떨어지나 = 그렇다. 우주 잔해가 지구 대기권에 들어오는 사건은 거의 한 주에 한 번꼴로 일어나고 있다. 지난 2~3년 동안 해마다 60~80t이 지구로 떨어졌다.

특히 지난 1960년대 말과 1970년대 미국과 소련이 경쟁적으로 우주 개척에 나서면서 대형 인공위성을 많이 쏘아올렸기 때문에, 이들의 수명을 30~40년 정도로 보면 2010년대에 추락하는 인공위성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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