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승렬 농산물품질관리원장
그래서 나 원장은 사상가들의 입을 빌려 세계 각국의 식량농업정책이 어떻게 전개돼 왔는지를 한눈에 훑어볼 수 있는 ‘식량이 돌면 세계사가 바뀐다’(가제)라는 저서를 집필 중이다. 1년여 동안 500여권의 인문사회 고전을 읽으며 인물을 추려내는 작업을 했다. 중국의 공자, 미국의 링컨, 인도의 간디 등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 세계인들로부터 추앙받는 사상가들이다.
●세계 식량정책 주제로 집필 중
세계 역사에서 문명 이후 3000여년에 걸쳐 인류사에 족적을 남긴 사상가들이 한결같이 식량 농업을 강조했다는 것이 흥미롭다. 그는 “집필 마무리 단계에 있는 책에는 세계사에서 큰 획을 그은 인물들이 무려 100여명 가까이 소개된다.”면서 “그들 대부분이 식량의 중요성을 역설했다.”고 강조했다. 책은 내년 초쯤 발간될 예정이다.
국내 최초로 흡연 피해 소송을 맡았던 배금자 변호사의 남편인 나 원장은 국제 농업 기술 협력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2008년 10월부터 농촌진흥청에서 2년 6개월가량 기술협력국장으로 재직하며 아프리카·아시아 등 개발도상국들의 빈곤 해결을 위해 농업 기술을 전수해주는 업무를 맡았다. 그가 농촌진흥청에 재직하던 당시부터 베트남·케냐 등 개발도상국에 농업 기술을 전수해주는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KOPIA)가 건립되기 시작했고, 현재는 11개국이 넘는 나라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런 경험 덕에 그는 세계의 식량 문제 해결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한국 음식 글로벌화 기여하고파”
나 원장은 이 책에서 나름의 지구촌 식량 문제 해법도 제시한다. 그는 “선진국들이 2차대전 이후 반 세기가 넘는 동안 빈곤국과 개발도상국을 도와주려고 2조 달러 이상 쏟아부으면서 노력했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문제”라면서도 “국가 차원의 원대한 계획보다는 마이크로크레디트 같은 소액 금융이라든가 우물을 파는 등 조그마한 마을 공동체 단위로 농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국제 분야에서 한국의 발달된 농업 기술뿐 아니라 한식의 세계화를 통해 우리나라 음식 문화를 글로벌화하는 데도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2011-11-14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