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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하이닉스 인수 약일까 독일까

SK텔레콤 하이닉스 인수 약일까 독일까

입력 2011-11-15 00:00
업데이트 2011-11-15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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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주가 안정적 배당금 유지가 변수

SK텔레콤이 14일 하이닉스 및 채권단과 지분 인수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하이닉스 인수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제는 SK텔레콤이 3조4천억원의 인수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보유한 현금에 2조~3조원의 은행 차입으로 충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SK텔레콤은 통신과 반도체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세계 시장에 진출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국제 신용평가사는 재무상태 악화를 우려해 신용등급 강등을 시사하며 하이닉스 인수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SK텔레콤과 하이닉스의 주가 전망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은행에서 2조~3조 차입 “문제없다”

SK텔레콤은 하이닉스의 지분 21.1%를 3조4천266억7천500만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하이닉스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구주) 6.4%(4천425만주)와 하이닉스가 제삼자 배정방식으로 발행할 신주 14.7%(1억185만주)를 인수하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정밀실사와 인허가 등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해 내년 1분기 안에는 하이닉스 인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지만 인수자금을 무리 없이 마련한다는 전제가 깔렸다.

이 회사는 3분기 현재 현금과 단기매매증권을 2조7천950억원 보유하고 있다. 이중 현금이 1조5천억원 정도인 것으로 평가된다.

하이닉스 인수에 2조원 안팎의 자금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은행 차입으로 충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SK텔레콤은 이미 몇개 은행과 투자확약서(LOC) 체결을 진행 중이다.

SK텔레콤은 높은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어 은행에서 2조~3조원을 빌리는 데 문제가 없고 조달금리도 연 4% 수준에 그쳐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NH투자증권 김홍식 연구원은 “SK텔레콤은 매년 1조원 가량의 현금을 유보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초기 인수비용이 4조원 이상 들어도 3~4년이면 갚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재무상태 악화로 신용등급 강등 우려

SK텔레콤이 보유한 현금을 모두 하이닉스 인수에 사용하기는 어렵다. 주파수 경매와 4세대(4G) 이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 활성화에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내년 4월 LTE망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 LTE 서비스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하이닉스 인수와 거의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SK텔레콤은 지난 8월에는 주파수 경매에서 1.8㎓ 대역을 9천950억원에 사기로 했다. 앞으로 10년 분할 납부 예정이지만 매년 995억원의 자금을 그대로 쏟아부어야 한다.

삼성증권 강지훈 연구원은 “현금을 1조5천억원 정도 보유하고 있지만, 상당 부분 이미 사용처가 정해져 있어 인수대금으로 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미 SK텔레콤의 재무상태를 거론하며 신용등급 강등을 시사했다.

S&P는 은행 차입금과 보유 현금으로 인수대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SK텔레콤 재무상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때문에 SK텔레콤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지정하고 한 단계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기변동에 매우 민감한 반도체 사업이 SK텔레콤의 현재 양호한 사업위험 측면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신용등급이 당장 A등급 아래로 내려가진 않겠지만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차입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 SK텔레콤ㆍ하이닉스 주가 전망 ‘설왕설래’

SK텔레콤과 하이닉스의 주가 전망에 대한 증권가의 반응은 엇갈린다.

SK텔레콤 주가의 최대 걸림돌은 하이닉스 인수 후 안정적인 이익과 배당금을 유지하기 어려울 거라는 우려다.

김미송 현대증권 연구원은 “안정적인 배당과 같은 주주 친화적 정책이 훼손될지 모른다는 전망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물량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동양종금증권 최남곤 연구원도 “하이닉스 인수에 부정적 시각을 가진 외국인들의 매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대 의견도 팽팽하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익변동성이 커지고 재무적인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분법 이익과 성장성 확보 등 긍정적인 면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하이닉스는 대규모 현금 유입으로 생산 설비를 공격적으로 증설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이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김장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조3천억원 자금을 확보해 시황과 상관없이 유연한 투자를 할 수 있다. 업체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주가에 긍정적이다”고 밝혔다.

관련 은행주와 통신주는 수혜가 예상되지만 주가 반응은 미미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하이닉스 매각으로 우리은행과 외환은행은 각각 2천400억원대의 이익을, 신한은행은 1천800억원대의 수익을 올리게 됐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의 평가가 긍정적이려면 일회성 이익보다는 지속적인 자기자본이익률 개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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