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KT 2G 가입자 끈질긴 설득 ‘모 아니면 도’

KT 2G 가입자 끈질긴 설득 ‘모 아니면 도’

입력 2011-11-23 00:00
업데이트 2011-11-23 09:37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잦은 전화에 민원 급증’지성이면 감천’ 효과도

올 3월 약 110만명이었던 2세대(2G)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를 약 15만명으로 대폭 줄인 KT가 23일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2G 종료 승인 심사를 받는다.

그동안 KT는 2G 가입자를 줄이려고 온갖 노력을 했다. 2G를 종료할 계획이라는 공고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띄우고 신문에 광고도 냈다. 더 확실한 방법은 가입자를 직접 찾아가거나 전화를 걸어 “2G 가입을 해지하고 3세대(3G) 서비스로 전환하거나 다른 통신사로 이동하라”고 부탁하는 것이었다.

KT의 끈질긴 설득 작업은 가입자들을 감복시키기도 했지만, 가입자에게 짜증을 유발하기도 했다.

지난 3월부터 이달 11일까지 KT의 2G 종료 활동과 관련해 방통위에 신고된 민원은 총 1천15건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민원의 상당수가 ‘서비스 해지를 종용하는 전화가 너무 많이 온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한 민원 중에는 “2∼3시간 사이에 10통도 넘는 전화가 왔다”, “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너무 많이 전화를 한다”는 등의 내용이 있었다.

민원인들은 또 “2G 서비스와 요금제가 좋아 바꿀 의사가 없으니 종료를 말아달라”, “전화 상담원들이 2G 폐지가 확정된 것처럼 말한다” 등의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KT는 “과도한 전화 설득은 본사가 아닌 대리점 차원에서 텔레마케팅을 동원하는 것”이라며 “민원을 제기한 가입자에게는 텔레마케팅이 차단되도록 최대한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KT 직원으로서도 가입자에게 여러 번 전화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특히 2G 가입자 중에는 고령자가 많아서 제대로 설명을 하려면 직접 찾아가는 편이 나을 때도 있었다. 이 방식으로 설득에 성공한 사례가 많이 나왔다.

KT 직원 중에는 시골에 사는 노부부를 3번 찾아가 콩 타작 등 일손을 도우며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고 3G 전환에 성공한 사람도 있다. 시각장애를 가진 2G 가입자에 알맞은 휴대전화 단말기를 구하고자 전국의 대리점을 뒤졌다는 직원도 있었다.

전화를 받지 않는 할머니를 찾아가 온종일 165㎡ 규모의 밭에 고랑을 파 마늘을 심고 당근을 캐는 등 품앗이를 하고서야 할머니의 휴대전화기를 3G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는 사례도 있었다.

한편 KT는 지난 7월부터 망 감시에 사용하는 업무용 2G 휴대전화를 일괄 해지하고, 요금 미납에 의한 이용 정지자 등을 모두 정리하면서 2G 가입자를 대폭 줄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군 복무 등을 이유로 일시정지 신청을 했던 2G 가입자가 제대로 공지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본인의 의지에 상관없이 서비스가 해지된 사례가 일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입대한 아들을 둔 김모(54·여)씨는 “5주에 한 번꼴로 휴가를 나오는 아들의 휴대전화가 갑자기 해지돼 KT에 복구해달라고 요구했지만 KT는 복구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며 “방통위의 승인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만약 방통위가 KT의 2G 폐지를 승인하면, 서비스 종료일 이후 약 15만명인 잔존 2G 가입자들의 휴대전화는 먹통이 된다. 따라서 2G 가입자들은 서비스 종료 예정일 전까지 KT의 3G 서비스나 타사로 전환해야 이동통신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수 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