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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 이후엔 괜찮다더니…또 수술감염 CJD

87년 이후엔 괜찮다더니…또 수술감염 CJD

입력 2011-12-08 00:00
업데이트 2011-12-0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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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환자 88년 경막 이식..의심 사례 추가 가능성

수술 과정에서 뇌에 구멍이 뚫리는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의인성(醫因性) CJD 환자가 또 발견됐다.

지난 7월 감각장애와 정신이상, 운동장애 등의 증상을 보이다 숨진 54세 여성 이후 두 번째 사례다.

두 건 모두 사람의 경막을 사용한 독일산 ‘라이오듀라(Lyodura)’를 통한 감염으로 추정된다. 1987년 이 제품의 제조 및 생산은 중단됐지만 그 이전에 국내에서 얼마나 많은 양의 라이오듀라가 수입돼 어떤 경로로 언제 사용됐는지 등에 대한 정확한 기록이 없다.

이에 따라 현재 CJD를 앓고 있는 환자 모두를 대상으로 라이오듀라를 통한 iCJD 가능성을 따져 봐야할 처지다.

2000년 이후 신고된 CJD 환자(대부분 산발성CJD)만 210명이고, 등록·관리되고 있지 않은 CJD 환자도 상당 수일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향후 보건 당국의 iCJD 추적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례가 추가로 확인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8일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에 따르면 두 번째 iCJD 사례로 의심되는 48세 남성의 병력을 조사한 결과 1988년 5월 외상에 따른 뇌실질 출혈로 수술을 받을 당시 뇌경막 대용제인 독일산 ‘라이오듀라(Lyodura)’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서 주목할 대목은 감염 추정 시점이다.

최근 첫 번째 의인성 CJD(iCJD) 환자가 발견되고, 그 원인으로 경막 대용제로 사용된 라이오듀라가 지목되자 보건당국은 독일 비 브라운(B Braun)사가 사람의 경막을 원료로 만든 이 제품이 1987년 5월 이후 제조 및 판매가 중단된 상태라는 점을 강조했었다.

첫 번째 환자는 1987년 뇌 수술 당시 라이오듀라를 사용,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후 생산이 중단됐기 때문에 비슷한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안심할 수 있다는 취지의 설명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역시 “1998년부터 동물(소·돼지) 유래 조직이나 합성고분자 물질로 만든 제품만을 안전·유효성 심사를 거쳐 경막 대용제로 허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 번째 iCJD 추정 환자의 경막 수술 시점이 1987년 이후인 1988년으로 확인됨에 따라 보건 당국의 이 같은 설명은 상당 부분 신뢰를 잃게 됐다.

실제로 라이오듀라 제조·판매가 중단된 1987년 이전의 경우 국내에서 이 제품에 대한 유통 관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관련 통계나 기록을 찾기 힘든 실정이다. 결국 1987년 생산이 중단됐다 하더라도 그 이전에 생산된 물량이 1987년 이후 사용됐을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얘기다.

국내 사례는 아니지만 실제로 일본 가나자와의과학대학원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신경병리학(Neuropathology) 2009년 10월호에 투고한 논문에 따르면, 일본에서도 라이오듀라는 2008년 2월까지 132명에 CJD를 감염시킨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1998년 식약청 설립 이후 이 제품을 허가한 바 없으나, 그 전에 민간에서 이 제품이 얼마나 쓰였는지에 대해서는 공식 자료가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관련 기록과 자료를 파악해 보겠다”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은 2000년 이후 법정감염병신고체계로 신고된 210명의 CJD 환자는 물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각 병원 의무기록 등을 통해 확인 가능한 모든 CJD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술력, 문제가 된 독일제 라이오듀라 사용 여부 등 의인성 CJD 위험요인 노출 가능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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