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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초부유층 모시기’ 과열경쟁…줄줄이 적자

금융권 ‘초부유층 모시기’ 과열경쟁…줄줄이 적자

입력 2012-01-25 00:00
업데이트 2012-01-25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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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상대 대출이자 올리기에 급급한 모습과 대조적”

‘상위 0.1%’에 해당하는 슈퍼부자를 잡으려고 금융사들이 열을 올리고 있다. 과열 경쟁까지 벌어지면서 적자가 속출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보험, 증권 등 권역별 금융사들이 30억원 이상의 현금자산을 맡기는 초부유층을 대상으로 치열한 자산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 금융사에 30억원 이상을 맡긴다면 전체 자산은 그 열 배인 3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금융그룹은 올해부터 ‘VIP(우량고객)’과 차별화된 ‘VVIP(초우량고객)’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펼친다.

부유층을 상대하는 ‘신한 PWM(Private Wealth Management) 센터’를 상반기에 총 8곳까지 늘릴 예정이다. 이 중 2곳을 VVIP 전용 센터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PB(프라이빗뱅커) 영업은 현금자산 5억원 이상 고객이 대상이지만 새로운 VVIP 마케팅은 자산이 최소 30억원 이상인 초부유층이 핵심 표적이다.

신한은 이들을 ‘프리빌리지(Privilege.특권)’ 고객으로 따로 분류해 투자는 물론 상속, 증여, 가업승계, 부동산 자문 등 원하는 모든 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하기로 했다.

신한그룹 관계자는 “‘금융의 양극화’는 시대의 흐름이다. 금융사들도 이에 발맞춰 초부유층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은행도 최근 강남과 명동에 예탁금 30억원 이상 고객만을 상대하는 ‘스타 PB센터’를 잇따라 열었다.

강남 스타PB센터는 VVIP 고객 전담직원만 16명으로, 일반 영업점 전체 직원 수를 넘어선다.

기존 PB 영업이 PB의 개인 역량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그러나 스타 PB센터는 세무사, 부동산 전문가, 기업 컨설턴트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한 팀을 이뤄 고객을 관리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전문가들이 모여 팀플레이를 하면 VVIP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30억원 이상 금융자산을 가진 고객에 가문 관리 서비스를 해주는 ‘삼성패밀리오피스’를 강남에 열었다.

”한국의 록펠러 가문을 만들어준다”는 목표 아래 자산관리는 물론 자녀 인성교육,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 사회공헌 자문 등 ‘명문가’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내년에는 강북, 2014년에는 부산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증권은 30억원 이상의 예탁금을 맡긴 초부유층을 위해 전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미 2천여명 고객에게서 평균 40억원씩 총 8조원이 넘는 자산을 확보했다.

하나은행, 미래에셋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다른 금융사들도 앞다퉈 초대형 PB센터나 고액자산가 대상 자산관리 서비스를 내놓으며 ‘초부유층 모시기’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VVIP 마케팅은 카드사들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금껏 신용카드 연회비는 부유층 대상 VIP 카드라고 하더라도 200만원이 최고 한도였다. 그런데 올해는 KB, 삼성, 현대카드 모두 연회비 300만원짜리 카드를 내놓는다.

이들 카드는 호텔 예약, 항공권 업그레이드, 외국 유명 CEO(최고경영자) 초청강연, 공항 의전, 명품 할인 등 VVIP가 요구하는 최상의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사의 초부유층 마케팅에는 비판의 목소리도 쏟아지고 있다.

은행의 VVIP 전용센터나 카드사의 고액 연회비 카드 모두 적자여서 서민 고객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는다는 점 때문이다.

금융소비자연맹의 조남희 사무총장은 “서민을 상대할 때는 대출이자 올리기에 급급한 금융사들이 부유층에는 ‘퍼주기’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국내 금융권의 현주소다”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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