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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부채협상 난항에 디폴트 우려 고조

그리스 부채협상 난항에 디폴트 우려 고조

입력 2012-01-25 00:00
업데이트 2012-01-2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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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 EU 정상회의 前 타결 가능성도

그리스 정부와 민간채권단이 그리스 채권에 대한 실질적인 손실 부담 비율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민간채권단은 그리스 채무의 상당 부분을 30년 장기채권으로 전환해주는 대신 금리를 4%로 제시했으나 그리스는 3%대를 요구하고 있고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도 그리스 요구를 지지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양측 협상에 진전이 없는 점을 고려해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selective default)’ 수준으로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해 디폴트 우려가 높다.

그러나 양측이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오는 30일 예정된 EU 정상회담 전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타결을 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그리스-민간채권단 국채협상 줄다리기

그리스 정부와 민간채권단 협상의 최대 과제는 민간채권단이 그리스 채권에 대해 얼마나 손실 부담을 지느냐이다.

EU 정상들은 작년 10월 민간채권단의 그리스 채권 상각률을 50%로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민간채권단이 채권의 50%에 대한 손실을 감수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리스 경제 전망이 악화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160%인 그리스 정부의 부채비율을 2020년까지 120%로 낮추기로 했던 목표도 달성하기 어렵게 됐다.

재정 적자 비율을 맞추기 위해서는 채권 상각률을 애초 합의한 50%에서 70%로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이에 따라 민간채권단은 재차 협상을 통해 신규 장기채권 금리를 4%로 제시했으나 그리스는 3.5% 이상은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EU 재무장관들은 그리스 입장을 지지하며 양측에 협상을 계속하도록 주문했다.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자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문제는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리스는 오는 3월20일 144억 유로 규모의 채권 만기가 도래하는데 이를 상환할 수 없을 경우 무질서한 디폴트를 피할 수 없다.

일단, 그리스와 민간채권단은 다음달 13일까지 협상을 계속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그리스 부채협상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도 높다.

유로 스와프 베이시스는 작년 11월 이전으로 회복 중인데 이는 달러화 수요가 점차 완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미 국채 금리도 다시 2%대로 올라섰고 글로벌 은행의 신용부도스와프(CDS)도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이며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동양증권 박형민 연구원은 “그리스 국채 협상이 다소 지연되고 있으나 결국 해결될 것”이라며 “이런 기대는 주식 상승, 글로벌 은행들의 CDS 하락, 유로 스와프 베이시스 축소 등 여러 가지 긍정적인 가격지표에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이재훈 연구원은 “이번 협상은 30일 예정된 EU 정상회담 전까지는 마무리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선택적 디폴트’ 가능성 고조

그러나 그리스 정부와 민간채권단의 국채교환 협상은 디폴트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미 그리스 디폴트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국채교환 협상 결과에 따라 시장에 주는 충격이 제한적인 ‘질서 있는 디폴트’가 이뤄질지가 관심사다.

최근 유로존 국가들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한 S&P는 그리스가 부채 재조정(debt restructuring)을 결정하면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selective default)’로 강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S&P는 각국의 채무상환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을 새로 만들면서 일부 채권의 상환이 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는 선택적 디폴트 등급을 신설했다.

그리스가 일부 채권을 상환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럽과 뉴욕 증시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선택적 디폴트는 모든 채무가 상환되지 않는 일반적 의미의 디폴트보다는 상황이 나은 것으로 평가된다.

S&P는 “그리스의 신용등급이 선택적 디폴트로 내려간다고 해서 EU에 연쇄적인 영향이 있으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리스가 부채 감축 개혁을 계속하는 한 유로존은 생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대출(LTRO) 프로그램 등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어 그리스 신용등급 강등 문제가 유로존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 변수가 복합적으로 맞물린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은 주식시장에 잠재적인 위험요인이다.

한국투자증권 박중제 연구원은 “최근 증시에 매수 심리가 강해 그리스 디폴트의 위험성을 무시하는 측면이 있지만 실질적인 영향은 예측하기 어렵다”라며 “채무조정협상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EU 정상회의에서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오면 그리스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불거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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