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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분배지표 동시 악화…1인가구ㆍ구제역 탓?

소득분배지표 동시 악화…1인가구ㆍ구제역 탓?

입력 2012-02-24 00:00
업데이트 2012-02-24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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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실질소비 마이너스…부자부터 지갑 닫나

지난해 소득분배 지표들이 일제히 나빠진 것은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심화했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체’ 가구의 분배 악화에도 ‘2인이상 비(非)농가’는 나아지거나 더는 나빠지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정부는 이 때문에 “혼조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기본적으로 농촌과 1인가구의 소득이 악화했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구제역과 이상기후에 따른 농가소득 차이가 일시적으로 악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왔다.

아울러 작년 4분기 가계의 실질소비가 2년반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점은 글로벌 재정위기와 높은 물가가 소비심리를 얼어붙게 한 결과로 보인다.

◇소득분배지표 다시 악화…가난한 국민 늘고 중산층은 줄어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1년 연간 및 4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지난해 전체가구(1인 및 농가 포함)의 상대적 빈곤율은 가처분소득 기준으로 15.2%였다.

2007년 14.8%에서 2008년 15.2%, 2009년 15.3%로 나빠지다가 2010년 14.9%로 개선 조짐을 보였으나 작년에는 전년 대비 0.3%포인트 뛴 것이다.

상대적 빈곤율은 중위소득(소득 수준으로 줄을 세웠을 때 한가운데 있는 사람의 소득)의 50%에 못 미치는 인구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예컨대 중위소득이 4천만원이라면 2천만원도 못버는 사람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것이다.

이 지표의 상승은 상대적으로 가난한 국민이 늘었다는 의미다.

빈곤층 증가에 따라 중위소득의 50~150%인 중산층 인구는 64.0%로 전년(64.2%)보다 줄고 중위소득의 150%이상도 20.8%로 전년보다 0.1%포인트 내려갔다.

소득불평등도를 보여주는 지표인 지니계수는 지난해 0.311이었다. 2008~2009년 0.314로 고점을 찍은 뒤 2010년 0.310로 좋아졌다가 다시 악화했다. 지니계수의 값은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근접할수록 불평등하다는 의미다.

소득격차 지표인 소득5분위배율(가처분소득 기준)도 2009년 5.75배에서 2010년 5.66배로 낮아졌다가 지난해 5.73배로 높아졌다. 상위 20%의 소득이 하위 20%의 5.73배라는 의미다. 시장소득 기준으로는 7.86배로 해당 통계를 낸 2006년 이래 최고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전체가구와 달리 2인이상 비농가 지표는 전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개선된 점이다.

2인이상 비농가의 가처분소득 기준으로 지니계수는 0.288로 전년과 같았고 소득5분위 배율은 4.80배로 2008년 4.98을 고점으로 3년째 개선됐다.

상대적 빈곤율도 2009년 13.0%를 찍고 2년째 개선돼 12.3%까지 낮아졌고 중산층도 2008년 66.3%에서 3년째 늘어난 67.7%를 기록했다.

이처럼 전체가구와 2인이상 비농가 가구 간에 나타난 상반된 흐름은 농촌과 도시에서 고령과 젊은 층의 1인가구가 급증하고 이들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이 빈곤 위기에 처한 상황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정부는 지난해 구제역과 이상기후 영향도 있는 것으로 봤다. 김정관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1인가구와 농가 고령화 영향이 있지만 이는 장기적인 흐름”이라며 “구제역 보상금 1조6천억원을 받은 농가와 그렇지 않은 농가에서 소득 차이가 생기고 이상기후로 작물 작황 편차도 소득에 일시적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질소비 2년반 만에 마이너스…부자들부터 지갑 닫았다

가계부 사정은 괜찮은 편이었다. 흑자액과 처분가능소득은 지금껏 가장 많았다.

수입 측면에선 2인 이상 가구를 기준으로 지난해 월평균 소득이 전년보다 5.8% 늘며 전년과 같은 증가율을 유지했다. 지출 쪽에서 보면 소비지출이 4.6% 늘어 전년(6.4%)보다 증가율이 둔화했지만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물가를 고려한 실질 기준 소비지출은 0.6%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연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0%나 됐기 때문이다.

높은 물가 탓에 소비심리가 움츠러들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식료품ㆍ비주류음료 지출은 명목 기준으로 7.1% 늘었지만 실질 기준으로 0.9% 감소했다.

이는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을 말하는 평균소비성향이 지난해 76.7%로 전년(77.8%)보다 하락한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나아가 이자비용이 13.0%나 늘고 사회보험지출이 11.9%나 증가하는 등 비소비지출 부담이 커진 것도 소비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작년 4분기 상황을 보면 글로벌 재정위기가 소비에 미친 영향이 뚜렷해졌다.

4분기 명목 소비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에 그쳤고 실질 소비지출은 0.8% 감소했다. 실질 소비지출 감소는 2009년 2분기(-1.2%) 이후 처음이다.

가전ㆍ가정용 기구 지출이 4분기에 3.9% 감소하고 오락ㆍ문화 지출이 2.5% 줄어들었다는 것은 가계가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눈여겨볼 대목은 부자들의 소비지출 둔화가 두드러진 점이다. 4분기 소득 상위 20%인 5분위의 소비지출은 1.0% 늘어나는데 그쳤으나, 하위 20%인 1분위와 중간층인 3분위는 5%대 증가율을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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