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건물 착공… 내년 4월 준공, 연간 10억원 임대료 수입도 예상
“이런 금싸라기 땅이 35년간 놀고 있었다니 민간토지라면 상상하기 힘들죠.”3일 자산관리공사(캠코) 관계자와 함께 찾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154-1 및 154-5, 155-3번지는 말 그대로 나대지였다. 토지면적 1862.8㎡(563.5평)에 공시지가만 122억원에 이르는 땅이 35년간 방치됐다. 3.3㎡(1평) 당 공시지가는 2200만원, 시가는 4400만원에 달한다. 나대지 가격이 시가로는 240억원이 넘는다.
2009년 나대지 위탁관리 업무가 토지공사에서 캠코로 넘어오면서 개발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캠코는 업무 및 근린시설 용도로 두 개의 건물을 짓기로 했고, 오는 19일 착공한다. 준공은 내년 4월이다.
지상 6층, 지하 4층의 신축 건물 가치는 공시지가의 120%로 아주 보수적으로 계산하더라도 300억원가량(건축비 117억원 제외)으로 뛰게 된다. 캠코는 연간 10억여원의 임대료 수입도 예상하고 있다.
캠코는 국유지를 위탁관리받으면 삼성동 부지처럼 부가가치를 몇배로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국유지 개발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04년 이후 지난해까지 총 9건의 국유지를 캠코가 개발한 결과, 이들 건물의 시장가치는 846억여원에서 2800억여원으로 230%가량 늘었고 연간 임대수익도 27배가량 증가했다.
아직 캠코가 개발하려는 국유지는 많다. 2008년 기준으로 국유지는 전체 국토면적(9만 9800㎢)의 23.7%인 2만 3700㎢에 이른다. 서울시의 37배, 여의도의 2822배 규모다. 특히 국유지의 경우 전체 국유재산(863조 5000억원) 중 50.2%(433조 1000억원)로 가장 많다. 이어 ▲교량, 터널, 축대 등 공작물(26.1%·225조 1000억원) ▲유가증권 (15%·129조 3000억원) ▲건물 (4.1%·35조원) 순이다.
게다가 최근 정부의 사례조사에 따르면 국유지 2000필지 중 58.6%(1171필지)가 행정목적대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 캠코 관계자는 “정부도 국유지 개발의 필요성을 잘 알기 때문에 오는 7월까지 각 부처의 행정재산활용실태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키로 했다.”면서 “국유지 이용과 개발은 정부에도 좋지만 궁극적으로 시민의 세금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2012-04-04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