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금융기관 지급결제액 50조원 돌파… 아파트관리비 신용카드납부 급증 등 영향
주부 정모(43)씨는 1년 전부터 아파트 관리비를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있다. 은행에 직접 가서 낼 때보다 훨씬 간편하고 무엇보다 10% 할인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몇 달 전부터는 휴대전화 요금도 은행 자동이체 대신에 신용카드 결제를 선택했다. 이런 요금 납부가 가능해진 것은 아파트 관리비 등의 결제 정보만 따로 모아 관리하고 대신 정산해 주는 회사가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지급결제 중간상(PG)이다.이렇듯 은행이나 카드사 등 금융회사를 거치지 않은 결제 형태가 크게 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비금융기관 지급결제액이 54조 7000억원으로 50조원을 돌파했다고 29일 밝혔다. 전년(45조 67000억원)보다 19.7% 늘어난 수치다. 이용 건수도 같은 기간 60억건에서 68억건으로 늘어났다.
여기에는 ‘전자상거래 1000조원 시대’의 개막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상거래 규모는 999조 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전년보다 21% 커졌다. 이에 따라 전자 결제도 늘어나는 추세다.
박철우 한은 전자금융팀 과장은 “인터넷 쇼핑몰 구매금액을 휴대전화 요금에 얹어 결제하는 폰빌(phone bill) 등 전자결제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신용카드 결제 방식의 아파트 관리비 납부 급증, 교통카드 대중화, 지방세 모바일 납부 개시 등도 비금융기관 지급결제 규모를 크게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관리비 카드 납부가 주된 형태인 전자고지 결제액(1조 6036억원)은 지난해보다 배 이상 늘었다. 선불 교통카드로 긁은 금액만도 4조 2000억원이나 됐다.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카드넷·이지스효성·엘지유플러스·SK텔레콤 등 지급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자금융 업체 수도 120개로 전년보다 8개 늘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2012-04-30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