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연체율 ‘魔의 2%’ 돌파

카드 연체율 ‘魔의 2%’ 돌파

입력 2012-05-31 00:00
업데이트 2012-05-31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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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 카드론 급증… 금융위기 수준으로 올라서

서민들의 생활고로 인해 신용카드 연체율이 2%를 넘어서면서 가계부채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위기 이후 1%대에서 관리되던 연체율이 금융위기 수준으로 다시 올라서는 것이다.

장기화되는 경기둔화에 이미 빚을 진 서민들이 카드론 등 손쉽게 받을 수 있는 단기 부채를 빌려 생활비를 충당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30일 금융감독원과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연체율은 2.42%로 2010년 3월(2.48%)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의 2.06%보다 0.36% 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카드, 롯데카드, 하나SK카드도 각각 2.8%, 2.1%, 2.26%로 2년여 만에 최고치였다.

전업카드사를 설립하지 않고 은행에서 직접 신용카드를 발급하는 우리카드와 외환카드의 연체율은 각각 2.42%, 2.71%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0.75% 포인트, 0.94% 포인트씩 상승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전업카드사 연체율은 2%를 넘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들 카드사의 연체율은 2010년 말 1.68%, 지난해 말 1.91%였다.

카드 대란이 일어났던 2003년의 28%나 금융위기가 일어났던 2008년의 3.43%보다는 낮지만 현재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를 고려할 때 전문가들은 2%선을 넘는 카드 연체율은 위험신호라고 지적했다. 카드론은 손쉽게 대출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계부채 증가를 가장 빨리 반영하는 척도로 알려져 있다.

카드론 이용액은 2007년 15조 6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24조 8000억원으로 4년 만에 59.0%가 급등했다. 이는 최근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정책으로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대형 저축은행들이 문을 닫으면서 손쉽게 대출이 가능한 카드론으로 소비자들이 몰리는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5%대를 적정 연체율로 보는 카드업계의 관행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카드 연체율이 오르는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올해 정기검사에서 유의해서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소 실장은 “신용카드 연체율 증가는 서민들이 빚에 빚을 얻으면서 기존의 대출만기 상환이 어려워진다는 의미”라면서 “이들은 이후 사채까지 이용하게 된다는 점에서 부채상환능력이 떨어지는 가계에 대해서는 서민금융 이용 조건을 완화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이성원기자

kdlrudwn@seoul.co.kr

2012-05-3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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