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낮춰라” 백화점에 또 칼 뺀 공정위

“수수료 낮춰라” 백화점에 또 칼 뺀 공정위

입력 2012-09-05 00:00
수정 2012-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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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현대백화점 조사 착수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형 유통업체의 판매수수료에 대해 다시 조사에 나섰다. 업체들이 내렸다는 판매수수료 인하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4일 공정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3일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2주일간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공정위는 5월 홈플러스, 6월 이마트와 롯데마트, 롯데백화점에 대해 조사했다.

이동원 공정위 가맹유통과장은 “지난해 말부터 납품업체와 핫라인을 구축해 조사해 보니 (수수료 외의) 추가 부담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 물류비, 판촉비, 인테리어비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특히 현행법상 유통업체와 납품업체 간 5대5로 규정된 판촉비용이 제대로 부과되고 있는지 등 부당 거래 관행을 집중 단속할 방침이다.

이 과장은 “이번 조사는 판매수수료 인하 목적이 아니라 대형 유통업체의 납품업체 부담 전가 여부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는 수수료를 더 내리기 위한 조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수수료를 추가로 내리고 대상기업도 더 늘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백화점 업계가 지금은 매출이 저조해 수수료를 내리기 어렵다고 버티고 있는 반면, 공정위는 (경제가) 어려운 시기인 만큼 중소업체를 대상으로 한 수수료를 더 내려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며 “공정위가 이번에 다시 조사에 나선 것도 ‘버티는’ 백화점들을 압박하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롯데·신세계·현대 등 3대 백화점은 지난해 11월 중소 납품업체의 절반 정도인 1054개사에 대해 판매수수료율을 3~7% 포인트씩 내리는 ‘중소 납품업체 판매수수료율 인하 실행계획’에 합의했다. 하지만 수수료를 형식적으로 내리거나 인하 대상 기업 숫자만 채우는 사례가 나타나 ‘생색내기 인하’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수수료는 내렸지만 판촉행사비, 인테리어 비용 등 다른 부대 비용을 늘려 요구한 사실이 공정위에 적발되기도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에 납품업체의 백화점 1개 점포당 판촉행사비는 17% 늘었다. 인테리어 비용은 8% 증가했다. 실행 계획이 나온 지 1년도 되지 않아 공정위가 다시 조사를 시작한 것은 이 같은 배경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제도의 취지대로라면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부터 혜택을 줘야 하지만 백화점 납품업체 가운데 이런 조건을 만족시키는 곳을 찾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표면적인 반발과 달리 롯데백화점은 추가 수수료율 인하를 포함해 다양한 상생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2012-09-0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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