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공개가 확실시되는 애플의 아이폰5가 나오면 세계 9개국에서 진행 중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전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 아이폰5의 LTE(롱텀에볼루션) 통신망 지원이 유력한데, LTE 특허에서 삼성전자가 애플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글로벌 컨설팅 그룹 톰슨 로이터와 특허평가 전문업체인 AOP(Article One Partners)의 평가에서 노키아·퀄컴과 함께 특허 경쟁력 3강 체제를 구성하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바 있다.

또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에 신고된 LTE 표준특허 건수도 819건으로 가장 많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아이폰5가 LTE를 탑재해서 출시되면 삼성전자가 즉각 관련 특허 침해 여부를 검토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아이폰4S가 공개됐을 때도 발표 이후 불과 15시간만에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에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제품이 나오지도 않은 시점에서 특허 법률 검토를 미리 예정하거나 검토하지는 않는다”며 업계의 법적 대응 추측이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지만, 제품 출시 후 관련 검토가 진행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애플이 지난달 말 미국 소송전 대상 제품에 삼성의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 등을 포함시키면서 먼저 전선(戰線) 확대에 나섰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도 아이폰5를 대상으로 추가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특히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무기’로 삼았던 3세대(3G) 특허가 대부분 필수 표준 특허이기 때문에 반독점 위반 혐의가 제기됐던 것과는 달리 LTE 특허는 비표준 특허도 포함됐다는 점에서 이런 위험이 적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임을 뜻하는 이른바 ‘프랜드(FRAND)’ 규정 때문에 필수 표준특허로는 상대 제품의 판매금지를 이끌어내기가 어렵다는 해석이 있으나 비표준 특허는 그런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LTE 특허로 애플을 제소하기가 여전히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LTE 특허 중 상당수가 필수 표준특허일 뿐 아니라 필수 표준특허가 아닌 LTE 특허 기술은 애플이 자사 제품에 적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3G 특허 소송전에서도 제기된 ‘특허 소진’도 문제다. 애플은 통신 칩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인텔이나 퀄컴 등 업체로부터 사서 쓰는데, 이들 부품 업체가 이미 삼성전자에 특허 사용료를 냈기 때문이다.

ETSI에 신고된 LTE 표준특허 가운데 애플이 보유한 특허가 318건으로 늘어 이 부문에서 10위권 내에 진입했다는 점도 변수다.

더구나 애플이 최대주주로 있는 특허관리전문회사 록스타비드코의 특허를 합하면 사실상 애플의 LTE 특허가 420건으로 삼성전자의 절반이 넘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삼성이 LTE로 애플을 상대하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