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앞약국 월매출 4억…동네약국 적자

대형병원앞약국 월매출 4억…동네약국 적자

입력 2012-09-17 00:00
업데이트 2012-09-1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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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병원 문 앞에 위치한 약국들은 한 달 1천만원이 넘는 이익을 내는 반면 그렇지 않은 동네 약국들은 적자에 허덕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간 처방 건수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수가를 제한하거나 현재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복약지도 서비스 수가를 질에 따라 차등하는 방안 등이 ‘약국 경영 양극화’의 해법으로 제시됐다.

◇처방 조제 수입이 95%..서울·광역시 약국 영업익 중소도시의 3배 = 17일 건강보험공단과 대한약사회가 고려대 약대 최상은 교수팀에 의뢰한 ‘적정보상을 위한 약국 지불제도 개선 연구’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93개 약국에 대한 설문조사(2011년)와 원가·수익자료(2010년)를 분석한 결과 월 평균 수익(매출 개념)과 비용은 각각 1억897만원, 1억444만원으로 한 달에 약 453만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수익 부분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처방에 따른 조제 수익이 1억333만원으로 대부분(95%)을 차지했고, 일반약(한약포함)과 기타 제품의 비중은 5.2%로 미미했다.

비용은 처방약 약품비 등 재료비(9천210만원)의 비중(88.2%)이 가장 높았고, 건물임차료나 감가상각비 등을 포함한 관리운영비와 인건비(약국 개설 약사 제외)로 각각 647만원(6.2%), 587만원(5.6%)이 지출됐다. 전체 조사 대상 약국의 84%(78개)는 장소를 임대한 상태였고, 평균 임대료는 167만원 정도였다.

그러나 병원과의 인접 정도(위치), 약국 소재지 및 규모 등에 따라 개별 약국의 경영 상황은 큰 차이를 보였다.

우선 조사 대상 약국들을 ▲대형병원 인접(12개) ▲일반병원급 인접(5개) ▲2개 이상 의원급 인접(32개) ▲1개 의원급 인접(40개) ▲주변 의료기관 없음(3개) 등으로 구분해 분석한 결과 이른바 대형병원 ‘문앞 약국’들의 월 수익이 평균 4억7천413만원, 총 비용을 제외한 영업이익만 1천87만원에 이르렀다,

근처에 일반병원, 2개 이상 의원, 1개 의원을 둔 약국의 평균 수익은 각각 1억4천288만원, 7천838만원, 2천953만원으로 집계됐다. 수익에서 비용을 뺀 월 영업이익의 경우 538만원, 620만원, 208만원으로 일반병원 하나와 인접한 경우보다 2개 이상의 의원과 가까운 약국이 수익성 측면에서는 더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변에 의료기관이 하나도 없는 약국 3곳은 월 평균 1천239만원을 벌고 1천309만원을 지출해 70만원의 적자를 보고 있었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광역시에 위치한 약국(43개)의 월 평균 영업이익이 718만원으로 중소도시 약국(43개)의 239만원의 3배를 웃돌았다. 더구나 중소도시 약국의 경우 군 이하 지역 약국(7개)보다 수익은 많았지만(7천897만원>4천346만원), 영업이익은 오히려 적었다(239만원<308만원).

약국 면적을 ▲10평이하(21개) ▲10~20평(37개) ▲20~50평(23개) ▲50평이상(12개)으로 구분한 결과에서는 수익은 대체로 면적에 비례해 늘었으나, 월 평균 영업이익은 50평이상(1천59만원)에 이어 10평이하 가장 작은 규모의 약국이 552만원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대형병원 앞에서 처방 조제 수익을 보장받고 대형 약국을 운영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수익성 측면에서 약국 규모를 줄여 내실을 꾀하는 게 낫다는 얘기다.

인건비의 경우 대체로 처방 조제 건수가 많은 병원 문앞 약국일수록 약사를 많이 두고 있기 때문에 인건비를 많이 지출하는 약국일수록 영업이익도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기관이 같은 건물에 있는 약국(50개)과 그렇지 않은 경우(39개)의 월 평균 영업이익은 각각 489만원, 492만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약국 수가, 복약관리서비스 수가와 조제 수가로 이원화” = 연구 용역을 수행한 최상은 교수 등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이 같은 현황에 대해 “국내 약국의 경영은 건강보험의 처방 조제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라며 “이는 처방일수에 따라 차이가 나는 행위료 수익과 약품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현행 약국 지불제도에 대한 단기적 개선방안으로 ‘수가 차등’을 제안했다.

지금도 약사 1명이 하루에 처방한 건 수가 많을수록 조제료 수준을 낮춰 지급하고 있지만 약사 개인에 대한 수가 차등만으로는 약국간 경영수지 격차를 줄이기 어렵기 때문에 약국의 연간 총 처방건수를 기준으로 차별이 이뤄져야한다는 설명이다.

또 현재 약사들은 복약지도료가 원가에 못 미친다고 생각하고, 소비자 역시 복약지도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은만큼 조제 1건당 일률적으로 정해져있는 현행 복약지도료(1일분에 760원)를 현실화하고 개별 약국의 특화한 복약지도 서비스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근처에 병원이 없는 경우 만성질환자 등에 대한 수준 높은 복약지도를 통해 약국이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하자는 얘기다.

장기적으로는 현재 조제 건당 행위료(조제기본료·복약지도료·의약품관리료·약국관리료·조제료)로 묶여 있는 약국 수가를 약사의 전문성을 기준으로 지급되는 ‘복약관리서비스’ 수가와 조제수가로 이원화해야 한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약국인증제’ 등의 평가·관리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

아울러 현재 미미한 약국의 대체조제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약사가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제네릭 의약품 사용 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섬으로써 환자 치료의 비용대비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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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위: 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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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국 위치 │대형병원│일반병원│2개이상 │1개의원 │주변의료│

│   │ 인접 │ 인접 │의원인접│ 인접 │기관 없 │

│   │ (12개) │ (5개) │ (32개) │ (40개) │음(3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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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방약 수익 │468,215 │135,096 │ 71,189 │ 25,301 │ 7,3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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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약 매출 수익 │ 5,520 │ 7,671 │ 6,890 │ 4,093 │ 4,9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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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상품 매출수익 │ 400 │ 108 │ 299 │ 135 │ 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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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익 합계 │474,134 │142,875 │ 78,378 │ 29,529 │ 12,3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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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건비 │ 13,324 │ 16,085 │ 6,309 │ 2,464 │ 7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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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료비 │436,829 │112,677 │ 58,946 │ 21,034 │ 10,0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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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처방약품비 │429,l01 │104,890 │ 52,468 │ 17,374 │ 5,6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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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반의약품비 │ 4,510 │ 6,338 │ 5,523 │ 3,188 │ 4,029 │

│ │ │ │ │ │ │ │

│ ├───────┼────┼────┼────┼────┼────┤

│ │ 기타상품비 │ 354 │ 89 │ 237 │ 114 │ 45 │

│ │ │ │ │ │ │ │

│ ├───────┼────┼────┼────┼────┼────┤

│ │ 약국재료비 │ 2,863 │ 1,360 │ 718 │ 358 │ 271 │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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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운영비 │ 13,116 │ 8,733 │ 6,919 │ 3,954 │ 2,3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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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가상각비 │ 1,580 │ 875 │ 382 │ 323 │ 2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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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물임차료 │ 2,403 │ 2,694 │ 2,124 │ 1,095 │ 267 │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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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타관리운영 │ 9,133 │ 5,164 │ 4,414 │ 2,536 │ 1,8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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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용합계 │463,270 │137,496 │ 72,174 │ 27,451 │ 13,0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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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업이익 │ 10,865 │ 5,379 │ 6,204 │ 2,078 │ -7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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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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