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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프리즘] 은행들 후순위채 발행 봇물 왜

[경제프리즘] 은행들 후순위채 발행 봇물 왜

입력 2012-10-05 00:00
업데이트 2012-10-05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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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조 이미 넘어… 올 10조

은행들이 앞다퉈 후순위채(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대신 변제 순위가 뒤로 밀리는 채권) 발행에 나서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국내 은행의 후순위채 발행 규모는 7조 6000억원에 이른다. 지난 한 해 발행 규모(6조원)를 이미 돌파했다. 한국은행은 연말까지 약 10조원어치가 발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8일 5000억원 규모의 10년 만기 후순위채(금리 3.40%)를 발행했다. 지난 4월 7000억원(4.35%)에 이어 두 번째 발행이다.

하나은행은 올해만 세 번 발행했다. 3월 3000억원(4.62%), 6월 5000억원(4.07%), 9월 3000억원(3.37%) 등 총 1조 1000억원 규모다. 농협은행도 지난 3월 3000억원(4.61%), 6월 4000억원(4.06%)어치를 발행한 데 이어 연내 7000억원어치를 추가 발행할 계획이다. 신한, 외환은행 등도 추가 발행을 검토 중이다.

은행들이 이렇듯 갑자기 후순위채에 몰려드는 까닭은 내년부터 바뀌는 자본금 규제 때문이다. 규제가 대폭 강화된 국제규약(바젤Ⅲ)이 내년에 발효되면 후순위채는 자기자본으로 인정받기 어려워진다. 바젤Ⅲ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일정 수준을 밑돌 경우 자동으로 상각되거나 보통주로 전환한다는 단서가 붙은 조건부자본만 자기자본으로 인정한다. 이 같은 조건을 달지 않은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은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은 후순위채도 별다른 조건 없이 보완자본으로 인정받고 있다. 따라서 내년부터 후순위채가 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BIS 비율 관리에 어려움이 커지게 된다. 물론 높은 이자를 주고 조건부자본 요건에 맞는 후순위채를 발행하거나 유상증자를 하면 되지만 이 경우 은행들의 부담이 커진다. 은행들이 너도나도 연내 후순위채를 발행하려는 이유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배당을 최소화하는 것도 (BIS 비율을 유지하는) 방법이지만 주주들의 이익도 신경 써야 하는 처지”라면서 “내년에는 조달비용이 높아져 후순위채 발행이 어려울 것 같다.”고 털어놨다. 앞서 한은은 내년부터 은행들의 자본 확충 노력이 과열되면 투자자에게 상품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는 불완전 판매가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2012-10-0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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