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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애그플레이션 본격화…생활물가 압박

내달 애그플레이션 본격화…생활물가 압박

입력 2012-10-14 00:00
업데이트 2012-10-1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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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분업계 가격상승 밀 사용 시작

국제 곡물가격 급등으로 인한 국내 물가 상승 압박이 다음달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14일 관련업계와 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이르면 내달부터 밀가루를 시작으로 주요 소비재를 중심으로 연쇄적인 애그플레이션(곡물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밀가루, 옥수수, 대두 등 국제 곡물가격은 세계적인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지난 6월 이후 최대 곡물 수출국인 미국을 중심으로 이미 역대 최고치를 잇따라 갈아치웠다.

이러한 곡물을 수입해 밀가루 등을 만들어 국내에 유통하거나 사료 등 2차 재료로 이용하기까지 통상 4~7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달 정도엔 우리나라도 애그플레이션의 직접 영향권 아래 들어가게 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7월 발표한 자료에서 “2012년말부터 애그플레이션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예상되는 가격 상승률로는 내년 1분기까지 ▲밀가루 30.8% ▲전분 16.3% ▲유지류 11.2% ▲사료 10.2%를 제시했다.

당장 가격 압박을 받는 분야는 밀가루다.

12일 시카고 상품거래소 기준 원맥은 부셸당 880센트로 지난 2년 이후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다. 연초인 지난 1월 평균 국제시세와 지난달 시세를 비교하면 40% 가까이 상승했다.

한 제분업계 관계자는 “밀가루는 상품 가격에서 원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70~80%에 달하기 때문에 원맥값이 오르면 엄청난 비용상승의 압박을 받는다”며 “원맥가격이 제품 생산에 사용되기까지 3~5개월 걸리는 만큼 다음달에는 가격 압박이 상당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선 그러나 대선정국이 한창인 데다 정부가 생활물가 상승에 민감한 만큼 곧바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소비재의 경우 정부의 눈치를 엄청나게 보기 때문에 제때에 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워 많은 업체가 적자를 보기도 한다”며 “인상 필요는 있지만 시기와 폭을 예상할 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2010년 러시아산 원맥값이 올랐을 때에도 결국 해를 넘겨 지난해 4월에야 제품값을 올렸고, 인상률도 실제 필요한 17%에 못미치는 8~9%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밀가루값은 내년 상반기 10%대에서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옥수수와 대두 등 사료값이 오르며 우유값도 불안하다.

서울우유를 비롯한 대부분 업체들은 지난해 11월 원유값 상승분을 반영해 우유값을 일제히 10% 안팎에서 올렸다.

통상 3년에 한 번씩 원유값이 조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내년까지는 같은 수준을 유지해야 하지만, 사료값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내년에도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한 유업 관계자는 “사료값이 오르면 축산농가에서 소를 도축하기 때문에 우유 공급량이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원유값이 상승하게 된다”며 “3년에 한 번 정도 원유 수매가를 올려 왔지만, 이번에는 사료값이 워낙 크게 뛰었기 때문에 내년에 가격 조정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우유 시장은 3조5천억원 규모지만 커피·빵·아이스크림·유제품 등 2차 제품까지 합치면 우유값 상승의 후폭풍 범위는 훨씬 더 커진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국제 곡물가격 상승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생활물가가 상승하며 불안 심리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며 “소비자물가의 최대 추가 상승폭은 0.4%포인트로 정부의 물가안정목표 범위인 2~4%를 넘어설 정도의 충격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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