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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과천 경제 컨트롤타워’ 아듀~~

기획재정부 ‘과천 경제 컨트롤타워’ 아듀~~

입력 2012-12-19 00:00
업데이트 2012-12-19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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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열정의 27년이었다”… 외환위기 치욕도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18일 오후 3시 30분. 정부과천청사 1동 앞에서 ‘낯선’ 풍경이 벌어졌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 신제윤 1차관, 김동연 2차관 등 재정부 1급 이상 고위관계자 9명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한솥밥을 먹는 경제관료들이지만 워낙 회의가 많고 업무에 쫓겨 이들 ‘핵심’ 관료들이 한날 한시 한곳에 자리한 것은 드문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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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경기 과천 정부청사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재정부 간부들이 세종시 청사 이주에 앞서 재정부 현판을 떼어낸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동호 정책조정관리관, 김규옥 기획조정실장, 김익주 무역협정국내대책본부장, 김동연 2차관, 신제윤 1차관, 박 장관, 백운찬 세제실장, 최종구 국제경제관리관, 주형환 차관보.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18일 경기 과천 정부청사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재정부 간부들이 세종시 청사 이주에 앞서 재정부 현판을 떼어낸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동호 정책조정관리관, 김규옥 기획조정실장, 김익주 무역협정국내대책본부장, 김동연 2차관, 신제윤 1차관, 박 장관, 백운찬 세제실장, 최종구 국제경제관리관, 주형환 차관보.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례적인 회동’의 배경은 다름 아닌 27년 역사의 과천시대에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가로와 세로 각각 60㎝ 크기에 흰색 바탕에 파란색으로 ‘기획재정부’라고 쓰인 현판을 정문 벽에서 떼어냈다. ‘경제 컨트롤타워’로서 과천 청사를 상징하던 현판은 이날 4.5t 트럭에 실려 세종시 청사로 이사갔다.

박 장관은 “우리 경제의 몸집과 근육을 키우고 체질을 개선했다는 점에서 과천시대는 헌신과 열정의 시대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식민통치와 전쟁까지 겪은 나라가 이룩한 경제발전 모델은 지구촌 여러 나라의 시선을 붙들고 있다.”면서 “과천시대는 개도국에 새로운 발전 경로와 희망을 제시한 만큼 ‘과천’이란 단어는 세계경제사전에 보통명사로 등록될 만할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경제수도’로서의 과천 시대가 본격화된 것은 1986년. 1983년부터 당시 건설부와 농수산부가 과천에 입주했지만 그해 1~2월에 거시경제를 총괄하는 재무부와 경제기획원, 상공부 등이 광화문에서 옮겨오면서 경제 컨트롤타워로서의 위상을 갖췄다. 마침 1986년은 달러가치 하락과 저금리, 저유가 등 ‘3저(低) 현상’ 덕분에 우리 경제가 비상하는 시기였다.

1986년부터 3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12% 안팎에 이르렀다. 경상수지 흑자를 처음 기록한 것도, 국내총생산 100조원을 돌파한 것도 그해였다. 1985년 948억 달러에 불과했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지난해 1조 1164억 달러로 11.3배나 늘어났다. 경제 규모로는 세계 12위다. 수출 역시 같은 기간 302억 달러에서 5521억 달러로 18.3배 불어났다.

외환보유액은 77억 달러에서 올 11월 말 기준 3260억 달러로 증가, 외화의 과도한 유입을 걱정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올해는 세계 일곱 번째로 ‘20-50클럽’(1인당 소득 2만 달러-인구 5000만명) 가입 기록도 일궈냈다.

하지만 오욕의 역사도 과천에서 이뤄졌다. 1997년 국가경제 부도 사태를 맞았다. 그해 12월 미셸 캉드시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임창렬 경제부총리가 구제금융을 주고받기로 합의하고 서명한 곳은 바로 과천청사 1동이었다. 2003년 신용카드 사태와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큰 파도도 만났다. 우리 경제는 세계 경제 불황과 맞물려 전례 없는 저성장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양극화 심화도 어두운 그림자다. 소득 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1990년 0.256에서 지난해 0.289로 나빠졌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계층 간 소득이 평등하다는 의미다.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 역시 같은 기간 3.72에서 4.82로 악화됐다. 여기에 ‘고용 부진’의 늪도 깊어지고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2012-12-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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