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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폭풍…내년 금융권 M&A 큰장 선다

대선 후폭풍…내년 금융권 M&A 큰장 선다

입력 2012-12-22 00:00
업데이트 2012-12-23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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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ㆍING생명ㆍ동양생명 매각 추진

올해 대통령 선거의 여파로 주요 금융지주 수장의 교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권의 대형 인수합병(M&A)이 내년에 대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에는 우리금융, ING생명 한국법인, 동양생명, 두산캐피탈 등 대어급 매물이 금융권에 쏟아져 인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정권 마지막 해인 올해는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주요 금융지주가 M&A 등 중대사한의 결정을 내년으로 미루는 모습이 확연했다. 그러나 새 정부 초기인 내년에 미뤄뒀던 M&A에 가속페달을 밟으면서 금융권 지형도가 급변할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우리금융發 ‘빅뱅’

내년 열릴 M&A 시장의 최대형 매물은 우리금융이다.

새 정부 출범 직후 빠른 속도로 민영화가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정부가 지난 7월 우리금융 민영화를 밀어붙이자 이 문제를 차기 정부로 넘겨야 한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현 정부에서는 우리금융 민영화 시도가 3번이나 실패했지만 다음 정부가 분리매각 등 매각 방식을 기존과 다르게 뜯어고친다면 뜻밖에 쉽게 새 주인이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관측이다.

우리은행은 KB금융과 산은금융의 ‘삼각 딜’ 설이 힘을 얻어왔다.

KB금융이 최근 ING생명 한국법인을 인수하려던 것을 두고 금융당국이 부정적인 시각을 보낸 것으로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우리은행 인수를 위한 ‘실탄’을 비축하라는 뜻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개인금융 부문 비중이 큰 KB금융이 우리은행을 인수해 기업금융 부문을 흡수한 이후 개인금융 부문은 최근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선 산은에 넘기는 ‘삼각 딜 시나리오’는 여전히 힘을 얻고 있다.

이렇게 되면 대규모 구조조정과 우리은행이 공중분해 되는 것에 대한 국민ㆍ우리은행 노조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은 민영화 등 다른 현안과 맞물려 삼자 간의 협상이 완전히 마무리되기까지 수년의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KB금융 등 증권 부문 강화를 꿈꾸는 금융사가, 광주은행과 경남은행은 지방 금융지주사가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로 차기 정부가 현 정부와 같은 일괄매각 방식을 추진한다면 민영화 작업이 다시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금융 같은 대형 매물을 인수할 금융사가 KB금융뿐인 것으로 평가되는데다 KB금융 내부에서조차 이런 ‘메가 딜’에 숟가락을 잘못 얹었다가는 ‘소화 불량’에 걸리기 십상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보험…ING생명ㆍ동양생명 주인 찾기 분주

ING생명 한국법인의 운명에도 관심이 쏠린다.

KB금융은 올해 내내 ING생명 한국법인에 눈독을 들였지만 대선 전날인 18일 인수 작업을 더는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ING그룹은 다른 협상 대상자를 찾아 매각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NG그룹 측은 “한국 시장에서 생명보험 사업을 철수하기 위해 계속해서 모든 가능성을 탐색할 것이다”면서 “이러한 절차는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을 빼면 AIA생명과 한화생명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한화생명과 AIA생명은 애초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에 관심을 표했다가 결국 ING생명 동남아법인 매각 작업에 응찰했다. 한화생명은 이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법정 구속으로 신규사업을 포기한 상태다.

그러나 한화생명은 대한생명에서 사명 변경 후 생보업계 1위 도약을 노리고 있어 내년에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다시 시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ING생명 한국법인은 1989년 한국에 진출했다. 당시에는 별로 없던 남성 설계사를 내세워 빠르게 성장했다. 2011회계연도 수입보험료가 4조1천억원, 자산은 21조원으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NH농협생명에 이어 업계 5위권이다.

동양생명의 운명도 내년에 결정될 공산이 크다.

동양생명의 최대 주주인 보고펀드가 지난 5월 한화생명과 인수 가격 협상을 중단하고서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보고펀드는 지난 1월 지분 매각을 선언하고서 예비 입찰 등을 통해 당시 대한생명과 매각 협상을 했으나 동양생명의 골프장 처리 문제를 놓고 이견이 커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경기 불황 장기화로 보고펀드도 오랫동안 끌 사안이 아니므로 내년에 어떤 식으로든 매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여신금융업…두산캐피탈 팔리나

연내 가능할 전망이던 산은금융과 두산그룹의 두산캐피탈 매각 협상은 일단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양측이 매각 가격과 두산캐피탈 자회사인 BNG증권 분리매각 문제 등에서 접점을 찾지 못해 연내 성사는 불가능해 보인다.

산은금융 관계자는 “가격뿐 아니라 여러 변수를 놓고 협상을 하는 단계”라면서 “아직 성사에 가까워졌다고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협상이 결렬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법상 두산캐피탈을 팔아야만 하는 두산그룹과 캐피탈 사업을 강화하려는 산은금융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 공정위는 2010년 두산그룹에 캐피탈 지분 처분 유예기간을 올해 연말까지로 연장해준 상태다. 빨리 팔지 못하면 두산그룹은 두산캐피탈 주식가액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벌금으로 낼 수도 있다.

최근 다이렉트뱅킹 등으로 개인고객 유치에 열을 올려온 산은금융은 개인 할부금융 분야를 강화하려고 두산캐피탈 인수 협상에 나섰다.

기업여신 중심인 산은캐피탈이 개인 할부금융과 중장비 리스를 주로 하는 두산캐피탈을 합병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매각이 성사된다면 산은금융이 두산캐피탈을 산은캐피탈과 합병할 가능성이 높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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