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차 감안해도 LH 보증금 마련에 시간 더 걸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첫 장기전세주택 보증금이 SH공사가 같은 지역에 공급한 장기전세(시프트)보다 훨씬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부동산써브는 LH가 작년 말 입주자 모집공고를 낸 강남권 장기전세주택의 전세보증금을 조사한 결과 SH공사가 인근에 같은 면적으로 공급한 시프트보다 최고 72.2% 비쌌다고 3일 밝혔다.
LH는 작년 말 서울 강남보금자리(자곡동·세곡동) A5블록(370가구)와 서초(우면동) A3블록(250가구), 고양원흥 A3블록(384) 등에 최장 20년간 전세로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을 선보였다.
보증금은 전용면적 59㎡를 기준으로 강남 1억9천800만원, 서초 1억8천960만원이다.
그러나 SH공사가 지난해 강남구 세곡동에 공급한 장기전세주택 ‘세곡리엔파크’ 2~3단지 59㎡의 보증금은 1억1천919만~1억2천658만원으로 56.4~66.1% 저렴하다.
LH의 강남 A5블록과 SH공사의 세곡지구는 반경 1.5㎞, 도보 20분 이내의 거리다.
LH 서초 3블록 장기전세주택도 양재대로를 사이에 두고 SH공사 ‘서초네이처힐’ 단지와 마주보고 있지만 보증금은 SH가 1억원 초반대(1억1천12만~1억3천313만원)로 최고 72.2% 저렴하다.
또 LH 장기전세주택 계약금은 분양가의 20%로 SH 시프트의 2배 수준이다.
LH는 이에 대해 장기전세주택과 시프트의 입주 대상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LH 장기전세는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20% 이하인 무주택가구주를 대상으로 하는 반면 SH의 우면·세곡지구 시프트는 월평균 소득 70% 이하 국민임대 입주대상자에게 공급했다는 설명이다.
장기전세는 주변 시세의 80% 수준으로 공급하도록 한 규칙(임대주택법 시행규칙 제12조의3)도 LH 임대료가 더 비싼 요인이다.
그러나 소득제한 차이를 고려해도 장기전세가 상대적으로 비싼 것은 사실이다.
SH 시프트의 경우 제한소득(3인 이하, 월평균 297만4천30원)을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았을 때 보증금을 마련하기까지 37~45개월이 걸리지만 LH 장기전세(월평균 424만8천619원)는 45~47개월이 소요된다.
나인성 리서치팀장은 “장기전세 59㎡는 월평균 소득 70% 이하에 우선 공급하는 등 소득이 낮을 수록 유리해 실제 저소득층이 장기전세 보증금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더 길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