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용산사업 살릴 ‘마지막 카드’는 증자”

코레일 “용산사업 살릴 ‘마지막 카드’는 증자”

입력 2013-02-26 00:00
업데이트 2013-02-2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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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6천억원 낼 테니 민간출자사도 기득권 포기해야”

“이 이상의 방법은 없습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의 최대주주인 코레일이 ‘마지막 승부수’를 냈다.

코레일과 민간출자사 등 주요 주주들이 힘을 합쳐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의 자본금을 현재 1조원에서 5조원으로 증액하자는 것이다.

코레일은 이를 위해 2조6천억원을 추가로 내놓겠다고 26일 밝혔다.

코레일 소유 사업 부지를 PFV에 매각한 뒤 아직까지 받지 못한 땅값 5조3천억원(이자 등 금융비용 제외) 가운데 49%를 자본금으로 전환해 탕감해주겠다는 것이다.

장진복 코레일 대변인은 “사실상 땅값을 8천억원 깎아주는 셈”이라고 전했다.

4조원을 추가 조달하기 위한 나머지는 민간출자사들의 몫이다.

코레일은 민간출자사들에게 지분과 시공권 등 기득권을 내려놓고 1조4천억원의 증자에 새로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코레일이 선매입한 용산사업지구 랜드마크 빌딩 시공비를 부담하라는 주문이다.

이 안건이 PFV 이사회에서 통과되면 신규 출자한 규모에 따라 지분을 재배분해 가장 많은 자본금을 내놓은 코레일(지분 25%)이 최대 주주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반면 사업 주도권을 두고 코레일과 갈등을 빚었던 롯데관광개발(15.1%)은 추가 자본금을 내놓지 않는 이상 최대 주주 자리에서 밀려날 전망이다.

삼성물산이 따낸 111층 랜드마크 빌딩 시공권도 임자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

장 대변인은 “사업이 부도날 지경이니까 기득권을 포기하고 원점에서 검토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삼성도 지분 14.5%를 보유한 주요 주주인 만큼 좀 더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 자본금을 더 내는 건설업체에 시공권을 주겠다는 뜻이다.

코레일은 그간 자본금을 추가 조달할 여력이나 의지가 없는 출자사를 물러나게 하고 용산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밝혔지만 롯데관광개발 등 민간출자사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그러나 차츰 부도 위기가 현실화함에 따라 민간출자사들도 무조건 코레일 안을 거부할 수만은 없는 처지에 몰렸다.

드림허브는 현재 사업 잔고가 9억원에 불과하다.

용산사업 부지를 무단 사용한 우정사업본부로부터 손해배상금 257억원을 받아도 다음달 12일 만기인 이자 59억원을 내면 같은달 27일 231억원은 낼 방법이 없다.

드림허브는 28일 이사회에서 코레일의 증자안을 검토할 예정이지만 경쟁입찰로 시공권을 따낸 삼성물산의 반발이 불 보듯 훤하고 롯데관광개발이 입장을 바꿔 지분 감소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적어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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