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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살해사건’…성교육·치료시스템 부재 탓

’초등생 살해사건’…성교육·치료시스템 부재 탓

입력 2013-04-11 00:00
업데이트 2013-04-1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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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문제행동 아이들에 대한 국가적 치료시스템 필요”

중학생이 지적장애 초등학생을 성폭행하려다 살해 암매장한 사건을 계기로 청소년들에 대한 올바른 성교육과 치료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들은 이번 사건을 저지른 중학생이 성도착증이나 사이코패스 같은 인격장애를 갖고 있기보다는 미흡한 성교육으로 개인적인 충동심이나 호기심을 억제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성폭력범 연구 전문가인 임명호 단국대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1일 “범인이 나이 어린 중학생이고 경증의 정신지체(지적장애)가 있었던 점을 고려해보면 성도착증이나 인격 장애자(사이코패스)라고 보기는 힘들어 보인다”면서 “성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과 기본적인 성교육 등의 사회적 시스템이 부재했던 데서 사건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상적으로 정신지체 아동은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 성욕에 대한 접근 자체가 매우 미숙한 게 특징이다. 더욱이 이번 피의자는 어머니가 없고 할머니와 지내는 과정에서 이성에 대한 학습이 잘 이뤄지지 않았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방임가정이나 지체아동일수록 가족 외에 누군가가 성이나 성폭력에 대한 사전 교육을 해줬어야 했지만 그런 노력이 부족했을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피의자의 평상시 언행에 나타날 수 있는 위험요인을 제대로 관찰하지 못했거나 이에 대한 적절한 치료 시스템이 없었던 점도 이번과 같은 끔찍한 사건으로 비화된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추론했다.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살인을 저지를 정도의 아이라면 평상시 행동에 이미 위험증상이 나타났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문제 행동을 하는 아이에 대한 예방과 단죄도 중요하지만 이 아이가 커가면서 더 큰 문제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적절한 치료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피의자가 앓았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에 대해서는 범행의 직접적 위험요인은 아닐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임명호 교수는 “이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사회적 탐색 능력이나 해결능력이 부족할 수는 있지만, 임상적으로 봤을 때 ADHD가 어떤 범행의 위험요인이 된다는 증례는 없다”고 말했다.

권준수 교수는 “ADHD가 충동과 공격의 원인이 될 수는 있지만 살인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면서 “단순히 ADHD 등의 특정질환과 상관성을 부여하기보다는 이런 문제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이 사회적 위험요소가 되지 않도록 국가적인 치료시스템을 만드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번 사건이 정신지체나 품행장애 아동에 대한 편견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장애 아이들이 커서 실제 범죄를 저지르는 비율은 정상인에 크게 못미치기 때문이다.

실제 대검찰청이 내놓은 2011년 범죄분석 보고서를 보면 정신장애인의 범죄율은 정상인 범죄율의 10분의 1도 채 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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