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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은 쫓겨나는데…회장은 ‘깡통 사표’로 꼼수

직원은 쫓겨나는데…회장은 ‘깡통 사표’로 꼼수

김동현 기자
입력 2013-04-17 00:00
업데이트 2013-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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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절차 용산개발사업 박해춘회장 월급챙기기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최대 수혜자는 박해춘 회장이죠. 이 와중에도 월급을 챙기겠다고 하루도 출근을 거르지 않고 있으니?.” 용산역세권개발 직원 A씨의 얘기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용산개발사업이 청산절차에 들어가면서 사업의 실무를 맡았던 용산역세권개발(용산AMC) 직원 72명 전원은 지난 12일 권고사직 통보를 받았다. 용산AMC 직원들은 이달 30일까지만 출근한다. 72명의 직원 중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에서 파견 형태로 근무하고 있는 12명은 돌아갈 곳이 있지만 나머지 60명은 말 그대로 길거리로 내몰리게 됐다. 용산AMC의 한 직원은 “말이 좋아 권고사직이지 그냥 나가라고 하는 것”이라면서 “경기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일자리를 찾을 시간이 보름밖에 되지 않아 대부분의 직원은 멘붕(멘탈붕괴) 상태”라고 털어놨다.

 직원들의 사정은 이렇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용산AMC의 대표이사인 박 회장은 2010년 10월 취임한 이후 최소 16억원의 급여를 챙겼다. 2010년 10월부터 2011년 10월까지는 연봉이 6억원이었고, 이후 매년 6000만원씩 상승하는 조건으로 급여 계약을 맺었다.

 박 회장은 취임하면서 거액의 해외자본을 유치해 오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하지만 용산개발사업에 들어온 해외자본은 싱가포르 사모펀드가 2011년에 전환사채(CB) 115억원을 매입한 것이 전부다. 업계 관계자는 “주주들의 반목이라는 배경이 있기는 했지만 박 회장이 취임 초 약속한 화교 자본 유치 실패가 용산개발사업의 자금난을 심화시킨 측면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지난 2일 사업무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박 회장은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자신의 인감을 첨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AMC 관계자는 “인감이 첨부되지 않은 사직서는 법적 효력이 없다”면서 “사실상 깡통 사직서를 내놓고 계속해서 출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지난 5일에는 자신이 낸 사직서에 대해 철회 요청을 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박 회장이 거액의 급여를 챙기기 위해 출근을 계속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용산AMC 관계자는 “사업 좌초가 확실시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나와서 딱히 하는 업무는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급여를 하루 일당으로 계산하면 250만원이 넘는데 30일까지 계속 나오면 약 6000만원의 월급을 받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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